항공절 맞은 北, 정찰위성 이어 이번엔 '공군 띄우기'
29일 노동신문···광명성 2호 발사 당시 비행사 일화 소개
2024-11-29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항공절'을 맞은 북한이 29일 자국 비행사들의 과거 행적을 영웅적으로 묘사하며 '공군 추켜세우기'에 나섰다. 군사 정찰 위성 발사에 이어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무력화로 한반도 경색 강도를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엔 공군력을 과시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2009년 4월 인공위성 '광명성 2호' 발사 전날 정찰 비행에 나섰던 비행사 14명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정찰 비행은 위성에 대한 미국 등의 요격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는데, 미그-23 전투기가 추락해 비행사 1명이 숨졌다. 신문은 이러한 일화를 소개하며 비행사들을 "조선노동당의 불사조"라고 영웅시하는 한편, "불멸의 위훈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비행사들이 소속된 제447부대에 위훈비를 세우고 이들을 '육탄 자폭 용사'라고 칭송하고 있다. 또 사망한 비행사 정철주에게 '공화국영웅' 칭호를 부여하고 나머지 13명에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수여했다. 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께서는 광명성 2호 발사 때 14명 비행사가 발휘한 육탄정신에 대해 추억하시면서 그들이 발휘한 육탄정신은 천금을 주고도, 수만 톤의 보석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정신적 재부라고 뜨겁게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수령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충실한 공군의 미더운 장병들이 있어 내 조국의 푸른 하늘은 그 어떤 원수도 절대로 흐려놓지 못한다"며 "조국 수호의 항로만을 나는 노동당의 불사조들은 언제나 당의 출격 명령만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947년 첫 정규 비행대가 창설된 8월 20일을 '공군절'로 기념하다가 2012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김일성 주석이 1945년 항공대를 창설한 11월 29일을 항공절로 제정했다. 북한은 항공절 제정 10주년인 작년에는 자신들의 공군력에 "원수들이 무릎 꿇었다"고 주장하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공군력을 포장한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어기고 정찰 위성 발사를 강행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로 대응하자, 북한은 합의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이날 북한이 항공절을 맞아 공군력을 과시하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