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데이터로 우주 지배…클라우드로 ‘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
우주 클라우드 세계시장 2032년까지 6200억 규모 성장 전망…잠재력 높아 MS·구글·AWS·IBM 등 빅테크, 시장 진출 도전장…우주정책팀 구성 등 박차 “최종 목표는 우주” 국내 기업들도 관심 급증…기술 융합·고도화 작업 온힘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우주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우주 클라우드’가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단축시킬 수 있는 데다가 응용 범위도 무궁무진해 시장 진출 범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관련 시장에 참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아 국내 기업들의 관심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우주 클라우드는 클라우드를 이용해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지상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이용하는 개념인 클라우드가 우주 데이터까지 확장된 것이다. 최근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 수가 급증하면서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위성 수는 8000기 수준이지만, 불과 10년 뒤엔 수만 기로 확대되면서 이들 위성이 관측하게 될 우주 데이터량도 폭증할 전망이다.
우주 클라우드는 위성 내 클라우드 서버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고,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걸러낸다. 이에 따라 데이터 처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지상에서 다운로드할 데이터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위성 자체적으로 더 많은 저장 용량을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활용 범위도 광활하다. 물이 필요하거나 비료가 부족한 지역 등을 찾아내 실제 농업에 활용할 수 있으며, 산불 감시 서비스 및 불법 어선을 탐지하는 해양 사물 추적 프로그램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성장 잠재력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우주 클라우드 시장이 오는 2032년까지 약 4억7260만달러(약 6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우주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다. AWS는 고객사가 자체 위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위성으로부터 사진·동영상 등 데이터를 내려받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그라운드 스테이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엔 우주정책팀을 꾸리고 우주산업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MS는 에어버스와 협약을 맺고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우주로 범위를 넓힌 '애저 스페이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MS는 파트너십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면서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클린트 크로저 AWS 항공우주 및 위성사업부 총괄은 지난 7월 국내 인터뷰에서 "지금은 우주 데이터를 일상생활에 자유롭게 활용하고, 지구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시기"라며 “스노우콘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 시간을 18시간에서 20분대로 단축했고, 이탈리아 위성 기업과 손잡고 심층 학습 기반 컴퓨팅 장치를 설치해 데이터 전송량도 42%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우주 국방 분야 관련 유의미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 전문 업체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우주 국방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LIG넥스원, AWS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3사는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우주 국방 분야에 적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고, 디지털 전환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AWS는 현재 150개국 이상에 뻗친 사업망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승영 LIG넥스원 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테크기업들의 기술이 전쟁 양상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며 “이런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활용한 안전하고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 상호 연결성을 확보 등 우주 국방에 필요한 준비작업들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