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대국민 사과…"이 모든 것 저의 부족"

29일 대국민 담화문 발표···이태원 참사 1년만 "사우디와 큰 격차···예측 많이 빗나간 것 같다"

2024-11-29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이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달라.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박빙 열세'라던 정부의 공언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격차로 탈락하자 이에 따른 민심 악화를 빠르게 수습하려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민관 합동으로 범정부적으로 2030년 엑스포, 부산 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지휘하고 유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정말 지난 1년 반 동안 아쉬움 없이 뛰었다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한 150여 차례 만났고 또 수십 개의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며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대국민 담화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알려졌으며, 윤 대통령이 공식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1년여 만이다.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른 정부 책임론과 민심 악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부산을 거점으로 한 균형 발전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2개 축으로 한 균형 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축구에서 운동장을 전부 써야 좋은 경기가 나오듯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더 점프하기 위해 국토의 모든 지역을 충분히 산업화해 다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국토의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부산을 해양과 국제금융과 첨단산업 디지털의 거점으로서 계속 육성하고, 영호남의 남부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해 서울까지 오지 않더라도 남부 지역에서 부산 거점으로서 모든 경제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 없이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을 제치고 엑스포를 유치한 사우디 리야드를 향해선 "정말 축하한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동안 준비해 왔던 자료와 경험 등 우리의 자산을 충분히 지원해 사우디가 2030년에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를 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켜드린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제 부족함이다. 그렇지만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라는 국정 기조는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사우디의 리야드가 119표를 얻었다. 부산은 29표를,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