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래 먹거리' 찾아 우주 향하는 K-기업

산업 잠재력 무궁무진…스페이스 데이터 등 새로운 가치 창출 기대 빅테크부터 국내 기업까지 차세대 사업 낙점…시장 진출 준비 활발 AI·클라우드 등 기술 고도화·협업 확대 주력…지원 정책 뒷받침돼야

2024-11-29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산업계가 지구 밖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다양한 기업들이 우주 산업을 차세대 사업으로 낙점, 자사 인프라와 첨단 기술을 앞세우고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부터 방산기업까지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맞춰 우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주'의 개념이 과학·탐사의 영역에서 산업의 영역으로 범위가 확장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주산업은 발사체 제작, 위성체 제작 및 서비스, 지상장비, 우주관광, 우주광물 채굴 등이 있다. 최근엔 위성에서 얻은 정보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빅데이터로 활용되면서 우주에서 생성되는 우주 데이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기술 발달로 인공위성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들어가는 장비의 성능도 향상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졌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스페이스 데이터 시장의 기반이 되는 인공위성 분야는 물론 우주 발사체 등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흐름에 시장 성장 속도는 더 가속화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우주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16년 3391억달러(447조3000억원)에서 2040년 1조달러(한화 약 131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한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지난해 대비 19.5% 증가한 8742억원 규모며 그중 우주항공산업 연구개발(R&D) 규모는 약 4278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빅테크의 우주 시장 선점 경쟁은 이미 가열되고 있다.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우주정책팀을 꾸리고 우주산업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관련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우주로 확장한 '애저 스페이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IBM도 뛰어들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인공위성 기반 데이터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한글과컴퓨터 등 플랫폼 기업 역시 자사 인프라에 '스페이스 데이터(Space Data)'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스페이스 데이터는 여러 우주산업 분야 중 비교적 진출 문턱이 낮아 국내 기업이 한층 더 수월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방산기업인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도 사업 성과를 올리기 위해 협업의 폭을 넓히고 있다. 방산업계는 정보기술(IT) 융합이 본격화되는 흐름에 맞춰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스페이스 데이터뿐 아니라 인공위성 제작에도 관심을 나타내며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KAI는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KAI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 영국 키네틱(QinetiQ)과 정보융합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국산항공기의 유무인복합 체계 적용을 위한 정보융합 분야 기반기술 확보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미래전장 초연결 뉴 에어로스페이스(New Aerospace) 플랫폼 개발을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인 미래SW 기술의 선제적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의 우주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로드맵 통합에 있어 보완점이 많다는 시각도 적잖다. 우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동향을 면밀히 파악, 지원제도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전담 기관과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