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커머스에 드리우는 中알리 그림자…향배는
내년 한국 내 물류센터 확보 전망…직구 취약점 보완 배송 속도 개선, 초저가 통해 점유율 3위권 진입 전망
2024-11-30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온라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초저가를 앞세워 고속성장을 구가하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산업 판도가 뒤집힐지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내년 한국 물류센터를 확보해 이커머스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직접 센터를 세워 배달원을 고용하는 대신 대형 창고를 임대하고, 국내 물류 업체들과 협력을 이뤄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 점쳐진다. 알리가 직접 물류센터를 본격 운영하게 되면, 직구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배송기간을 한층 단축시킬 수 있어 사업 활성화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지난 3월 한국 시장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피력한 만큼, 막대한 투자를 통해 배송기간 단축과 무료배송 등을 실현했다. 2018년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투신한 알리는 지난해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구축했다. 그간 1~2주 가까이 걸리던 직구 상품 배송 기간을 올해 CJ대한통운과의 협업 체계를 통해 3~5일 안으로 줄였다. 또한, 상당수 제품에 대해 무료배송·무료 반품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알리가 지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에는 단연 ‘초저가’가 거론된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저렴한 중국산 상품 취급하고 있는데, 알리의 경우 현지 제품을 직매입해 한국으로 선보이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게다가, 경기 불황 장기화 여파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등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알리 국내 소비자의 얇아진 지갑 여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리는 고질적인 문제인 ‘중국산 짝퉁’ 문제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짝퉁 판매 업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 간담회를 열 방침으로 등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인다는 복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통관 검사에서 6만2326건이 가품 상품으로 적발된 가운데, 99%가 중국발로 조사됐다. 알리의 광폭 행보는 국내 이커머스 지형 변화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24.5%), 네이버(23.3%), 신세계(SSG닷컴·G마켓·옥션 합계 10.1%) 순이다. 이미 한국 시장은 높은 이커머스 침투율(기존 시장에서 신규 진입자의 시장점유율)과, 출혈 경쟁 격화로 기업 간 옥석가리기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플랫폼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역직구(전자상거래 수출)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익스프레스와 더불어 테무, 쉬인 등 중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초국경 물류)들이 지난 7~8년간 고속성장을 이뤄왔는데, 중국 현지 이커머스 이용자가 10억여명에서 더 이상 반등하지 않는 등 현재 중국 내수 시장은 포화 상태”라며 “이에 이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여러 국가 중 가까운 한국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까지 추월하기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물류거점 구축을 통한 배송 기간 단축, 경기 불황 장기화에 따른 초저가 열풍 등에 힘입어 향후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3위 안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