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출산쇼크”…유통업계 새 활로 모색

출산율 0.7명 역대 최저…소비지형 변화 기존 사업 철수하거나 신사업 전략 집중

2024-11-30     강소슬 기자
저출산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저출산이 가속화되면서 유통업계가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주요 고객층인 유아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기존 사업을 축소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명보다 낮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15~49세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출산율이 반등하지 못하면 2040년에는 유소년 인구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5년간 출생아 수는 △2018년 32만7000명 △2019년 30만3000명 △2020년 27만2000명 △2021년 26만1000명 △2022년 24만9000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저출산 여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업종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저출산 시대에 맞는 생존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철수하거나 신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2010년부터 시작한 배달 이유식 사업을 철수하고, 헬스케어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산 여파로 이유식 시장이 축소하자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올해 1월 이유식 브랜드 베이비밀을 구독형 식단 사업인 디자인밀로 통합시켰다. 당시 풀무원은 식단 일원화를 통해 개인 맞춤형 식이 관리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통합 1년 만에 영유아식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디자인밀은 당뇨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와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케어 등 ‘케어식’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을 포함한다. 유업계도 저출산으로 우유와 분유 소비가 급격히 줄자 단백질 제품,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영역을 발 빠르게 확장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음료 및 대체유·건기식 제품 출시와 함께 기업간거래(B2B) 및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준비 중이다. 매일유업은 성인영양식 ‘셀렉스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고, 최근엔 귀리로 만든 식물성 대체유 ‘어메이징오트’를 선보였다. 제과업계는 유아동과 청소년층의 인구 감소로 안주로 활용이 가능한 스낵을 선보이며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아동복업계는 저출산으로 ‘골드키즈(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를 뜻하는 신조어)’가 늘자 아이를 위해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아동복 시장 규모를 늘렸다. 한국섬유산업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아동복시장 규모는 1조2016억원에 달한다. 2020년(9120억원) 대비 약 3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줄면 성장에 한계에 봉착하기 때문에 저출산은 유통업계가 당면한 커다란 과제”라며 “저출산 시대를 맞아 유통업계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주요 타겟층을 바꾸거나 해외 진출을 통해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