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에 '중진·친윤 용퇴' 공 넘긴 인요한 "내년 총선 공관위원장도 시켜달라"
혁신위, '중진·친윤'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안건 의결 인요한 공간위원장 요구에···김기현 "적절치 않다"
2023-11-3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당 지도부·중진·친윤 핵심' 의원들에 대한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를 6호 정식 안건으로 채택했다. 나아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 혁신안 수용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11차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지난 3일 희생을 주제로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던 안건을 공식 안건으로 의결했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 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당초 혁신위는 '정치적 권고안'으로 당 지도부와 중진,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별다른 호응이 없자 안건 공식 의결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인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에게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에 전권을 주시겠다고 공언했던 말씀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하길 바란다"며 "혁신위가 제안한 국민의 뜻이 공관위를 통해 온전히 관철돼 국민이 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자신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한편, 지도부에는 12월4일까지 수용 여부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는 일종의 승부수로 읽힌다. 최근 혁신위는 1~5호 혁신안을 연달아 내놨지만, 지도부는 "공식 기구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으며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혁신위의 '추진 동력'이 소실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6호 혁신안과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조기 해산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조기 해산에 대한 질문에 "결론을 내린 바 없다"면서도 "당의 대응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인 위원장이 지도부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에 대해선 "당 절차에 의해 하는 것"이라며 "최고위가 월요일과 목요일에 열리는데, 다음 주 월요일이나 목요일까지는 보고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라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의 요구가 관철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김기현 대표가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자 "혁신위가 당의 발전을 위해 나름의 좋은 대안을 제시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동안의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서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