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에는 미니멀리즘이 없다

나윤호 송탄소방서장

2024-11-30     한철희 기자

매일일보  |  “라곰(lagom)”이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이었다. 북유럽의 생활방식이나 인테리어가 주목받으면서 덴마크의 휘게(Hygge, 안락함이나 편안함)와 함께 많이 거론되던 단어이다.

이 단어는 스웨덴어로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적당한”이라는 뜻으로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한데, 이 기회를 빌어 겨울철 소방안전과 접목시켜 보려 한다. 최근 5년간 송탄소방서 관할 화재 원인은 부주의(51.5%)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부주의라는 것은 경각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대비하면 분명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적당히” 준비해서는 부주의에 의한 화재를 완벽히 예방할 수가 없다. 추운 날씨에 따라 실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일상생활 속 부주의로 인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안전한 겨울철을 보낼 수 있도록 세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한다. 첫째, 담배는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하고, 담배꽁초를 무단으로 투기하지 않는다. 부주의 화재 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24.3%를 차지할 만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불씨들이 대형화재가 되어 재산 피해 뿐만 아니라 인명피해까지 불러오기에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둘째, 음식물 조리 중에 가스레인지 옆을 떠나지 말고 자리를 비울 때에는 반드시 가스레인지의 불을 차단한다. 부주의 화재 중 20.2%는 주거시설 내 화원방치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장시간 외출 시에는 가스 밸브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아울러, 가스레인지 등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해 화재 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생활 안전장치인 가스 자동차단기 설치도 적극 권장한다. 셋째, 주택 내에서는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기구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용량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전기제품은 KC 또는 공인된 인증 제품만 사용한다. 겨울철 난방용품 사용 시에는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주의하며 장시간 사용을 금지한다. 또한, 주위에 인화물질을 두어서는 안 되며 외출 및 난방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뽑는 습관이 중요하다. 안전에는 “미니멀리즘”이 없다. “적당함”도 있어선 안된다.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습관화시켜야 한다. 평상시 화재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 생활 속 작은 부주의를 살피고 안전 수칙을 실천하여 모든 시민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철을 보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