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화 확산…“상생 환경 구축”
납품대금 연동제 참여기업 연내 1만개로 확대 가능성 기술탈취‧유출 최대 5배 육박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도
2024-12-03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정부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조성 노력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상생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경제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평가받는 만큼, 더욱 직접적일 뿐 아니라 구체화된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방향성을 두고 상생의 가치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부정적인 의견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 납품대금 연동제를 비롯한 중소기업계 친화적인 정책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기술탈취 관련 법안도 강화하며, 중소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공급하는 제품의 주요 원재료(비용이 하도급 대금의 10% 이상인 원재료) 가격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정한 비율(10% 이내)보다 큰 폭으로 변동할 경우 그에 연동해 대금을 조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중소기업계 입장에서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된 상황이다. 제도 도입 당시 대기업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제외한 경제 5단체(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해 11월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를 반대하는 내용의 경제계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오히려 대기업‧중견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납품대금 연동제에 참여한 기업은 9561곳으로 수탁기업 9163곳, 위탁기업 398곳이다. 연말 기간에 맞춰 참여기업 1만개사 달성이 눈앞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당초 제도 시행 전까지 동행기업 6000개사 돌파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를 조기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술탈취 부문도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중기부는 지난달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3 대·중소기업 상생 기술협력 페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상생기술 매칭상담에서는 대기업, 중견기업 및 공공기관 40개사와 중소기업 147개사가 사전 접수한 924건의 협력기술 수요 중 상담 219건이 매칭됐다. 처벌도 강화됐다.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에서 산업기술보호법(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유출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납품대금 연동제 관련 탈법행위에 따른 분쟁해결 시 위탁기업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법적 보호가 없을 경우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는 정부의 스탠스에는 감사한 마음을 가졌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