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꿈의 영업이익률 10%…넘긴 곳 비결은
판관비 감소 및 높은 해외 사업 비중 등 주효 삼양식품, 전량 국내 생산으로 ‘환차익’ 효과
2024-12-03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오리온과 삼양식품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긴 비결에 이목이 쏠린다.
식품업계에서 10% 영업이익률은 ‘꿈의 허들’로 불릴 만큼 돌파하기 어려운 수치로, 고무적이란 평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로, 실제 마진율이 얼마나 좋은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쉽게 말해 영업활동의 수익성으로, 기업의 경영 상황이 어떤지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잣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과 삼양식품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18.36%, 12.96%다. 식품업계 영업이익률 평균치는 4~5%대로, 약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오리온의 경우 코로나 여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고환율 등 다양한 대내외 요인으로 주요 원부자재의 국제 가격이 치솟은 때에도 4년째 16%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6.87%, 2021년 15.83%, 지난해 16.24%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16%대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오리온의 2023년도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의 평균값은 16.61%다. 일등공신은 해외 사업이다.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60%를 웃돈다. 현재 오리온의 해외 공장 개수는 11개에 달한다. 올 3분기 중국 법인은 위안화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2.0% 성장한 727억원, 매출액은 1.8% 감소한 3296억원을 기록했다. 젤리 카테고리의 고성장과 파이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판매물량 기준으로는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30.0%, 5.5%씩 성장했다. 베트남 법인은 영업이익이 4.6% 성장한 219억원, 매출액은 4.0% 성장한 1176억원을 달성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젤리, 쌀과자, 양산빵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7조원 규모의 현지 유음료 시장에도 신규 진출했다. ‘글로벌 통합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도 높은 영업이익률의 주요인 중 하나다. 원부재료를 한 번에 대량 구매해, 바잉파워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삼양식품은 2018년부터 5년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96%, 증권가가 내다본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12.6%다. ‘국내 생산-해외 수출’ 시스템 덕을 톡톡히 봤다. 삼양식품의 해외사업 중 직수출 비중은 92%가 넘는다. 수출 물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 직수출하는 구조다. 식품업계가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구매 단가 상승으로 부진을 겪은 것과 반대로, 삼양식품은 직수출 형태 속 해외 매출이 발생해 원자재 상승 부담을 고환율 효과로 상쇄했다. 수출 제품은 달러로 대금을 받아,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수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60%를 넘어선 후, 지난해 들어 66%까지 커졌다. 수출전진기지인 밀양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해외법인과 시너지 효과도 실현하고 있다. 올 3분기 해외 매출은 2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3% 증가했다. 수출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고, 1~3분기 누적 실적은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6057억원)에 근접한 5876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역별 영업마케팅 강화,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단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 호조, 국내 판매량 회복, 비용 효율화를 통한 판관비 절감 등을 통해 다진 내실이 영업익 및 영업이익률 증가에 주효했다”며 “당장의 증가세보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