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수주량 전년보다 40% 줄었지만 걱정 없는 이유
국내 3사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점유율 압도적 카타르에너지 LNG 운반선 추가 주문에 '촉각'
2024-12-03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올해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에 3년 연속 선박 수주량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익성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정부 역시 조선업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해 관련 산업 역량 강화가 예상된다.
3일 클라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표준선 환산톤수 기준 3803만CGT로, 총 1746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이 중 국내 조선사들은 39% 줄어든 955만CGT, 201척을 수주해 올해도 2위에 그칠 전망이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지킬 것으로 보이는 중국은 6% 줄었지만 2189만CGT, 995척을 따냈다.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조선업계에 슈퍼 사이클이 도래해 건조 주문량이 몰림에 따른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도크가 꽉 찼다며 수익성을 고려해 선별 수주에 나선지 오래다. 현 시점에서 배를 주문하면 5년 후에나 인도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K-조선 3사의 수주 목표 달성률도 전년 대비 낮아진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치 대비 140%에 가까운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달성률이 43%, 69%에 그치고 있다. 변수는 카타르 국영 기업 카타르에너지와의 협상 결과다. 이곳은 올해 말까지 국내 조선 빅3에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 40여척을 추가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실적 증대 가능성이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3사의 글로벌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점유율은 64%다. 특히 멤브레인 타입 LNG 수송선은 전체 수주량 중 89%를 차지해 질적인 부분에서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 업체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기체인 천연 가스의 부피는 석유보다 크기 때문에 유통과 보관의 난이도가 높다. 이 같은 이유로 영하 162도 이하로 냉각해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인 액화 상태로 운송해야 한다. 이 같은 초격차 기술을 요하는 분야여서 LNG 운반선 단가는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에 더해 K-조선 3사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액화 석유 가스(LPG) 운반선 등으로 수주 선종을 확대함으로써 수주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조선업계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K-조선 차세대 선도 전략’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7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차세대 선박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려 경쟁국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조선업계 탄소 저감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3대 탈탄소 핵심 연료에 대한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위해 자율 운항 선박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조선업계에 대한 금융 지원 제도를 개선하는 등 '차세대 조선산업 기술 혁신 산업화 촉진법'등 법제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