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협상' 불발에 휴전 종료…이스라엘, 가자 남부로 공습 확대
휴전 7일 만에 종료…이스라엘, 하마스 지도부 쫓아 남부 공격 인질 협상 입장 차…하마스 "전면 휴전 없이 추가 석방 없어"
2024-12-0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추가 인질 석방 협상이 결렬되며 휴전이 7일 만에 깨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가 피란민과 섞여 가자지구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공습을 남부로까지 확대했다. 다만 하마스는 전면 휴전 없이는 인질 석방은 없다고 강조하며 인질 추가 석방에 난항이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와의 휴전 연장에 실패한 이스라엘군은 이날 칸유니스와 라파 등 가자지구 남부 도시를 공격했다. 칸유니스는 일부 하마스 지도부가 숨은 것으로 알려진 지역으로,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완전 제거'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일주일간 이어오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은 지난 1일 중단됐는데,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 여성 인질의 추가 석방을 거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여성 15명과 어린이 2명을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휴전이 깨졌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인질로 억류된 생후 10개월 아기 크피르 비바스와 4살인 형 아리엘 비바스를 언급하며 "우리는 비바스 가족의 자녀 2명과 여성 15명 등 17명 전원을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는 비바스 가족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지난달 29일 주장했다. 하마스는 아직 억류 중인 이스라엘인 가운데 여성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군인이어서 우선 석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의 수감자 담당 자헤르 자베린은 뉴욕타임스(NYT)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제안한 석방 명단의 여성 일부를 군인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자베린은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을 석방하는 기존 합의와 다른 세 가지 제안을 했으나 이스라엘이 모두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제안은 △비바스 가족 3명 시신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수십명 맞교환 △생존한 크피르의 아버지 야르덴 비바스와 1980년대 수감자를 포함한 장기수 맞교환 △양측의 60세 이상 포로 전원과 10월 7일 기습 당시 체포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약 130명 전원 석방 등이었다고 자베린은 덧붙였다. 교전이 재개된 직후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 진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갈란트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인근에 배치된 예비군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지난 이틀간 개전 이후 공격하지 않은 지역을 타격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공격하지 않은 지역'은 가자지구 남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우리는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타격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에 로켓 발사로 맞섰다.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은 2일 텔레그램을 통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로켓을 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휴전 및 인질 석방 재개를 호소하고 있지만, 교전이 재개되면서 추가 인질 석방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하마스 정치국 2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부국장은 이날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전면적인 휴전과 모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의 석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인질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