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르면 4일 대규모 개각 전망…'총선 겨냥' 인적 개편
대통령실 인사·조직 개편 이어 인적 쇄신 속도전 기재부·국토부 등 10개 부처 안팎 교체 전망 총선 출마에 따른 개각…후임에 정권 내부 인사 유력
2023-12-03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인사·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정부·여당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여기에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개각까지 예고해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상실한 국정 동력을 다시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개각에서 소위 '탕평 인사'로 국면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하지만 사실상 '총선용' 개각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4일 19개 부처 가운데 10곳 안팎의 장관을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개각 대상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국가보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등이 거론된다. 지난주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고 수석 5명을 전원 교체하며 대통령실 전열을 정비한 윤 대통령은 곧바로 개각을 단행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체 대상자들 모두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빠른 교체를 통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국정을 다잡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 민심에 영향을 미칠 악재가 이어진 것도 개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현 정부에서 인사 문제가 많았는데 국민 중심의 인사를 한다면 여론을 전환시킬 수 있다"며 "후임 인사 검증을 철저히 하고, 능력 중심의 탕평 인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어느 때보다 2배, 3배로 내부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이번 개각이 탕평과 쇄신 보다는 '총선용'이라는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다음 주부터 떠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며 "물러나는 분들은 일을 잘해서 당에서 부르는 것이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총선 출마자 교체에 따른 개각이라는 데 방점을 찍은 바 있다. 후임 인사들이 정권 내부 인사라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임에는 최상목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유력하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는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 후임으로는 김정수 전 육군사관학교장이, 농림부 장관에는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산업부 장관에는 우태희 전 산업부 2차관, 해수부 장관은 송상근 전 해수부 차관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 파동'으로 구설에 올랐던 신임 국가정보원장에는 김용현 현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 미래포럼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피하기 위해 자진 사퇴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후임 인선에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 전 사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언론특보와 시민사회 총괄본부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대규모 장관 교체에 따른 인사청문회도 윤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다. 청문회에서 부적격 논란이 재현되고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결국 정부·여당의 총선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 주식 거래와 주말 골프, 자녀 학교폭력 논란에도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했다. 김 의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6개월여 만에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20번째 장관급 인사였다. 최 원장은 "제대로 된 인사를 못 하면 인사청문회라는 함정에 또 빠져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며 "청문회에서 낙마 파동이 생기면 총선에서 큰 악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