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안 보고 불발' 진실 공방···혁신위, 지도부 '모르쇠'로 해체 수순
지도부 "혁신안 보고 안 돼" vs 혁신위 "사실 아냐" '혁신안 외면' 반복···7일 조기 해산 가능성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혁신안 수용'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온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이번엔 용퇴 관련 혁신안이 최고위원회에 보고 요청됐는지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지도부는 혁신위의 보고 요청이 없었다고 했지만, 혁신위는 이를 부인했다. 지도부가 혁신안 논의를 사실상 방치하면서 혁신위의 남은 행보는 해체뿐이라는 비관 섞인 전망이 나온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4일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안건이 보고 안 됐다"며 "일부 최고위원들이 '혁신위 안건이 왜 의논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었고, 이만희 사무총장은 '안건 보고 요청이 없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지도부·중진·친윤 핵심' 의원의 총선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요구가 담긴 6호 혁신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이날까지 밝혀달라고 지도부에 요청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가 어떤 형태로 보고할지 정리가 돼서 요청이 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어렵게 모시고 와서 활동하는 혁신위인 만큼, 혁신의 취지가 잘 반영되고 활동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도와주자는 의견이 공유되고 대부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혁신위의 설명은 달랐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혁신위가 최고위에 안건 상정 요청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어제(3일) 기조국에 '월요일 최고위에 안건 상정되느냐', '누가 보고해야 하느냐' 의논하니까 '향후 혁신위 안건 모두를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최고위가 예고된 7일 다시 혁신안 상정을 요청하겠다고 알렸다.
다만 다음 최고위에서 혁신안이 보고되더라도 지도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일원이 '용퇴 혁신안' 수용에 난색을 보였고, 이날까지도 기조 변화는 없었기 때문이다.
박 수석대변인도 이날 "혁신위가 최고위에서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을 결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본연의 역할과 범주,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반복했다.
지도부가 혁신안을 외면하는 그림이 반복됨에 따라, 혁신위의 남은 행보는 사실상 조기 해산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위 일각에서 이미 '조기 해산론'이 제기된 만큼, 다음 최고위에서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대로 해체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지도부의 무응답에 혁신위가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조기 해산 외에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