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이재명 비판 가세…"민주주의 걱정 날로 심해져"

민주 '병립형 회귀' 조짐에 "연동형 선거제 사수해야" 이재명 대표 향해선 "'사법리스크' 책임 의식 가져야"

2024-12-04     이설아 기자
손학규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지난해 이후 정계를 떠나 칩거 생활을 이어오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대선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재)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벗들과 산이나 다니고 막걸리나 마시는데, 젊어서부터 일생을 부대끼며 산 민주주의와 사회정의, 국가 번영 문제로 걱정이 날로 더 심해지고 있다"며 기자회견에 나선 까닭을 설명했다. 또 "나라 걱정없이 편안한 생활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여야에 대한 비판을 남겼다. 우선 그는 "얼마 전부터 거대 양당이 (선거 제도의) '병립형 회귀'를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다"며 "이 대표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등 정치 개혁 약속의 파기를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손 전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해 지난 2018년 열흘간 단식을 진행하는 등 선거제 개혁에 앞장서 온 정치인이다. 이어 그는 "여야가 합의해 연동형을 병립형으로 회귀시키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이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화하고 정치적 대결 구도를 심화시키는 커다란 후퇴"라고 역설했다. 여야의 대결 정치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탄핵을 마구 자행하고, 대통령과 여당은 야당과 대화를 거부하며 국정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경쟁, 기후변화, 유럽 등지의 극우 포퓰리즘 기승 등 갖가지 국제적 대결 구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전 대표는 이러한 문제의 해답을 '정치적 안정'이라고 진단하며, 다당제를 통한 연합정치 속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및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한 것을 "다행스럽고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법안들에 대한 아쉬움들을 밝혔다. 이탄희, 김상희 의원 등이 발의한 각각의 법안이 현실적으로 위성정당을 방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따라서 여야, 특히 이 대표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질적 유지를 위한 입법에 힘을 모아달라"고 말한 손 전 대표는 "선당후사를 떠나 선국후당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웅크러진 당을 살리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공격을 퍼붓는 것에 있어 민주당의 자존심과 긍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 출신으로 범법자를 상대하기가 심정적으로 어렵다고 해도 야당 대표를 상대하고 소통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라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에 있어 진정한 반성과 획기적인 반전이 있길 기대한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