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앞다퉈 ‘스마트팜’ 뛰어드는 이유

‘시장 규모 6조’ 지속가능경영 경쟁력 위한 필수역량 떠올라 ‘고물가·식품난 해소’ 선제 기술 확보 경쟁 치열…수출 성과도

2024-12-05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 대기업들이 ‘스마트팜’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식품산업의 1차적인 핵심 경쟁력은 절대적 비중이 높은 원자재인 농수산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관리다. 농수산물은 자연물인 만큼 장마‧폭염‧태풍 등 기후 변화에 따른 변수가 산재한다.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업계 특성상, 전쟁·외교 등 국내외 정세에도 민감하게 가격이 등락한다. 최근 이상기후로 작황난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스마트팜은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 및 국력 제고를 위한 원재료 자급력 구축의 핵심키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팜은 원예‧과수·축사 등에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자동으로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이다. 실내 수경재배로 수확해 미세먼지와 병충해로부터 안전해, 농산물 수급 불안 요인을 줄일 수 있다.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이 가능하단 점에서, 식품업계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이자 필수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고품질 원재료 확보가 실적을 좌우하는 식품업계를 주축으로 국내 스마트팜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18년 4조7474억원에서 2019년 5조655억원을 기록, 5조원대에 진입했다. 2020년 5조4048억원, 2021년 5조6750억원 등 연평균 5%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5조958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은 작물을 재배하는 선반과 베드부터 조명, 공조 제어 시스템까지 모두 직접 자체 개발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사내 스타트업팀의 프로젝트로 시작해, 최근 정식 팀을 꾸리고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했다. 오만이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세계 여러 회사를 검토한 끝에 선택된 만큼,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단 평이다. UAE에 이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도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 품종의 딸기를 연중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설치할 예정으로, 총 사업 규모는 3000만달러에 이른다. 향후 고부가가치 작물로 1억달러 이상의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내년부터 스마트팜 계약재배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부터 노지 스마트팜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제주, 충남, 경북 등 전국에 걸쳐 다양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노지 스마트팜은 경작지에 IT기술을 적용해 작물 재배의 생육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생육경과에 따른 최적의 재배관리법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용수 및 비료와 농약 등을 최소화하는 저투입 농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ESG 역량을 강화시킨단 복안이다. KGC인삼공사는 스마트팜 시설 안정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국제백신연구소와 함께 홍삼 진세노사이드의 면역력에 대한 공동연구도 강화한다. 전 세계적으로 식품의 안전성문제가 점차 강조되는 만큼, 신규 위해물질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 선제적으로 분석능력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hy는 스마트팜 기업 ‘팜에이트’와 손잡고 무농약 수경재배 채소 판매 및 이를 활용한 공동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hy는 팜에이트로부터 고품질 채소를 제공 받아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확장한다. 특히, 프리미엄 샐러드 제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해 판매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팜 사업은 친환경 재배 및 식량난 해소 등을 골자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단 점에서 대체육 시장과 비슷한 양상과 성장 속도 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에선 당장의 수익성을 논하기 보단, 글로벌 기조 및 중장기적 먹거리 확보를 위한 미래 선진 기술 확보 차원 단계를 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