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상승률, 석유류 등 하락에 3.3%…4개월 만에 상승 폭 둔화

5일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전월 대비 소폭 내렸지만, 3%대 이어가

2023-12-05     염재인 기자
통계청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석유류 하락 등 영향으로 4개월 만에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하락 폭이 확대된 데다, 농·축산물과 내구재 등 가격 상승폭이 주춤하면서다. 통계청은 물가가 기조적인 측면에서 큰 변동 없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2%)까지만 해도 4%대였으나,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4월(3.7%) 3%대로 떨어졌고, 6월(2.7%)과 7월(2.3%) 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8월(3.4%) 들어 다시 3%대로 반등했고, 9월엔 3.7%, 10월 3.8%로 석 달 연속 확대됐다.

11월도 전월보다 상승폭이 소폭 내렸지만, 4개월째 3%대 상승률을 지속했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하락폭이 확대되고 농축수산물, 내구제, 섬유제품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0.5%p 하락했다"고 말했다.

석유류가 1년 전보다 5.1% 하락하면서 전체 헤드라인 물가를 0.25%포인트(p) 떨어뜨렸다. 유종별로는 휘발유는 2.4% 오르고 경유와 등유는 13.1%, 10.4%씩 내리면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6.6%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농산물은 채소류(9.4%)와 과실(24.1%), 곡물(7.7%) 등이 오르면서 같은 기간 13.6% 뛰었다. 지난 2021년 5월(14.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도축마리수 증가, 정부측 공급 확대 등으로 축산물은 1.3% 하락했다. 사과(55.5%)와 쌀(10.6%)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면, 국산쇠고기(-3.6%), 돼지고기(-2.4%) 등은 하락했다. 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8% 올랐다.

농산물 물가의 경우 기상 여건이나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소비자물가추이.

공업제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상승했다. 아이스크림(15.6%), 우유(15.9%), 빵(4.9%) 등이 가격 강세를 보이면서 가공식품은 5.1% 상승했다. 휘발유(2.4%)는 올랐으나 경유(-13.1%), 등유(-10.4%), 자동차용 LPG(-5.8%) 등 가격이 떨어지면서 석유류 물가는 5.1% 내려갔다.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5%p 끌어내렸다.

전기·가스·수도의 경우 요금 인상으로 지난해보다 9.6% 상승했다. 전기료(14.0%), 도시가스(5.6%) 등이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2.2% 상승했다. 유치원 납입금(-9.7%), 국제항공료(-2.5%)는 내려갔으나 시내버스료(11.2%), 택시료(20.7%) 상승폭이 컸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4.2% 올랐다. 외식 물가와 외식 제외 물가 상승률은 각각 4.8%, 3.7%로 집계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해 3월(3.3%)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작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해 9월(12.8%)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