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탓? 안 잡히는 가계부채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한 달 만에 4조4000억원 증가
2024-12-05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이어지며 각 은행들이 시중금리를 내린 가운데 가계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0조3856억원으로 전월(686조119억원) 대비 4조3737억원 증가했다. 월간 증가 폭 기준으로 지난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 기간 주담대 잔액은 526조2223억원으로 한 달 새 4조9959억원 불어났다. 이는 금융당국의 정책기조 변화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이유로 주요 금융지주사에 대출금리 인하 등을 주문했다. 이에 지난달 5대 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6~6.196%로 내리기도 했다. 전주 연 4.03~6.436%과 비교해 하단이 0.17%포인트(p), 상단은 0.24%포인트 내려온 것이다. 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이다. 국민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3.86~5.26%로 책정됐다. 전주 연 4.03~5.26%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0.17%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연 4.66~5.97%에서 연 4.60~5.90%로 하단이 0.06%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0.06%포인트)과 농협은행(0.07%포인트)도 최저금리를 낮췄다. 다만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권 전체 기준으로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완만히 축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11월 가계대출은 은행권 주담대 관리 강화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라며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 중 3조7000억원가량은 정책성 대출금액으로 대부분 실수요자 대상의 자금이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7월 5조2000억원, 8월 6조1000억원 이후 9월 2조4000억원, 10월 6조3000억원이었다. 수치로 보면 9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한 이후 10월 다시 확대해 금감원의 설명과 차이가 난다. 이에 관해 금감원은 “이는 신용대출 감소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9∼10월 수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중단됨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폭이 계속해서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