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민생 어려움 절박"…여야에 내년 예산안 처리 촉구

국무회의 주재…"예산안 법정시한 넘겨" "생활 물가 높아…특별물가안정체계 강화"

2023-12-05     문장원 기자
한덕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여야 간 힘겨루기로 내년도 예산안 합의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민생의 어려움은 절박하다"며 정기국회 내 합의 처리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법정시한 내에 처리되지 못했다"고 이같이 당부했다. 이어 "당면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법안이 조속히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이 하루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며 "정부도 예산안과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필요한 후속 조치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선 "여러 지표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국민들께서 체감하시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에서는 소관 분야의 물가 안정과 수출 확대를 위해서 더욱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전반적인 물가하락 추세에도 먹거리를 포함한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다"며 "국민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현재 가동 중인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더욱 강화해달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지난달 정부 부처는 1000회 넘게 민생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현장을 자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현장의 요청을 적시에 대응하여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 안에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지난 4일부터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여야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이 참여하는 2+2 협의체를 꾸려 예산안 협상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산안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가 커 정기국회 내 처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야는 연구개발(R&D) 예산과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 새만금 사업 예산, 권력기관 특수활동비, 신재생에너지 지원 예산과 소형모듈원전(SMR) 예산 등 쟁점 예산을 두고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예결위의 '소소위'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사업별 예산 조정은 물론 예산 증·감액 규모 합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