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게임업계 훈풍 ‘솔솔’…생존전략 찾기 분주
삼성증권, 내년 시장 회복 전망…“수요 반등·구조조정 효과 볼 것” 게임 매출 안정성·신작 라인업 영향 전망…'탈 MMORPG' 가속화 BM 개선으로 이용자 신뢰 회복도…차별화 전략이 실적 가를 전망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높은 비용 부담과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게임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콘솔 부문에서의 성과가 좋고 내년 신작 출시가 대거 예정돼 있어 실적 회복 가능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5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의 수요 증가와 구조조정 효과로 내년 게임 시장의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유저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이용자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우상향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게임사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 규제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서 수익모델(BM)도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이 올해 3분기부터 반등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게임 기업이 진행한 구조조정 효과도 나타나면서 게임 시장이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동환·유승민 연구원은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서 차세대 디바이스인 플레이스테이션5(PS5) 보급이 확대되며 내년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내년 다수의 콘솔 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에 게임업계도 그간 출시를 미뤄왔던 대작 게임들을 국내외 시장에 속속 내놓으며 실적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의 내년도 사업 전략 키워드는 지식재산(IP) 강화와 장르 다변화,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으로 요약된다. 그동안 주류로 여겨지던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MMORPG를 탈피해 PC·콘솔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킹 아서 △모두의마블2(한국)' 등 신작을, 카카오게임즈는 △액션 모바일 게임 ‘가디스오더’를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을, 스마일게이트는 △PC MMORPG '블루 프로토콜'(일본 반다이남코 개발)을 출시한다.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조이,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레전드 오브 이미르, 펄어비스의 △붉은사막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달 ‘지스타 2023’에 참가해 ‘탈(脫)리니지’에 주력하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리니지 IP 중심 포트폴리오를 벗어남으로써 이용자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엔씨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의 신작 7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슈팅 게임 ‘LLL’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 '프로젝트G' △퍼즐 장르 '퍼즈업 아미토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BSS'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와 마케팅 전략이 이들의 내년 실적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술력뿐 아니라 캐릭터·스토리라인 등 차별화 요소가 확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마다 기존 게임 매출 안정성과 신작 라인업에 따라 이익 회복 규모는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다만 기존 게임 매출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흥행 여부가 확실치 않은 신작 출시는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며 "핵심 유저들을 위한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신규 유저를 확보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