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론' 군불 때는 이낙연, 총선 전 비명계 공천이 관건

李 '사법 리스크' 정조준하며 퇴진론 피력 전문가 "친낙계만으로 신당 성공 가능성 없어"

2023-12-05     염재인 기자
이낙연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는 데 이어, 제3지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신당 창당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내 이 전 대표의 세력이 미미한 만큼 신당 창당 시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창당으로 결론 내릴 경우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공천 향방이 판가름 나는 시점이 탈당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당 청원이 올라온 데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라며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진행자가 '내년 총선 때 당에서 역할을 요청하면 수락할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내 역할이나 직책에는 관심 없고, 국가를 위해 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가 1번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가를 위한 역할도 당을 통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며 창당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관련 발언은 이날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거대 양당으로 인한 폐단을 지적하면서 '제3세력'을 해법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지금 대한민국 위기 중 핵심적 정치 위기는 신뢰받지 못한 양 정당이 극단으로 투쟁하다 보니 생산적이지 못한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걸 저지하기 위해 하나의 대안으로 '제3세력의 결집'이라는 모색이 있고 그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라는 사람이 이 시기에 국가를 위해서 뭘 해야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은 제 인생을 걸고 고민해야 되는 문제"라면서도 "기다림에도 바닥이 났다. 너무 길게 끌면 안 되니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때가 되면 말하겠다"며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뿐만 아니라, 이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당장 일주일에 이렇게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당연하다"며 사실상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두 가지 목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양수겸장(한 가지 일로 두 가지를 얻는 것)이다.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인 동시에 지분 확대를 노리는 강성 발언"이라며 "본인이 존재감을 키워야 이재명 대표도 바라보든지 손을 잡든지 할 거 아니겠나. 그래서 최근 본인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평론가는 당장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향후 공천 흐름을 지켜본 뒤 탈당 등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신당 창당과 관련해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든다고 했을 때 파괴력 있는 신당이 나와줘야 되지 않겠나. 적어도 20~30명 정도의 민주당 의원이 합류해야 한다"며 "일부 이낙연계가 있긴 하지만 숫자가 굉장히 적다. 그 사람들만으로는 신당 창당 성공 가능성이 별로 없다. 아직 조금 더 관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이낙연계가 공천조차 받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면 불가피하게 탈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이낙연계만으로 독자 신당을 만들 경우 파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비롯해 진보 진영의 소수 정당들과 연대를 구축, 몸집을 키우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3일 당 청원 게시판에 '이낙연 전 대표 당내 통합에 장애물 출당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1만8667명이 동의하면서 동의율 37%를 기록하고 있다. 청원 종료일인 다음 달 2일까지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당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