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의지' 높이는 조국·송영길···민주, 총선 영향에 촉각
총선 등판 시 친(親)민주 행보 예상 "민주, 송영길보다 조국 출마 부담"
2023-12-0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출마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들이 각자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일단 거리를 두고 있는데, 두 사람의 등판이 가져올 총선 유불리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뜻을 굳히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 견제'라는 기치를 내걸고 비례 신당 창당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은 앞서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언급하며 총선 출마를 암시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4일 광주에서 연 북콘서트에서 "현재와 같은 '신검부 체제'가 종식돼야 하고, 그를 통해 민생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것을 위해 돌 하나는 들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출마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퇴진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전하며 조 전 장관보다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신이 만드는 신당이 민주당 편에 설 것임을 천명하며 연대를 제안한 것이 눈에 띈다. 송 전 대표는 같은 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역구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민주당 후보로 힘을 모아주고, 비례대표 영역에서는 민주당의 우당(友黨)으로 가칭 '윤석열 퇴진당'에 힘을 모아주면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가 비례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 민주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총선에서의 친(親)민주당 행보는 예견된 것이라는 평가다. 민주당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진 않고 있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연합 비례정당'이 필요하다는 당내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비례정당 창당 작업을 하는 쪽에서 민주당과 같이하자는 제안들이 있었다"며 "그런 세력들과 어떠한 형태든 연합 비례정당을 만들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가 각각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민주당은 이들과의 연대가 가져올 역풍을 경계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조 전 장관이 출마하면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다시 대두될 수 있다"며 "중도층 공략 측면에서 민주당엔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고 바라봤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정부와 대척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민주당과 궤를 같이 한다며 민주당이 연대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