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신세계, 편의점 시장 호락호락할까

“여러 장애요소들로 시장 안착 난항 겪을 것”

2014-01-20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유통공룡’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 진출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신세계는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하고 편의점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신세계가 기존 편의점 시장에 안착하기엔 여러 불안요소가 산재해 있는 만큼 사업 초부터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를 규제하는 ‘모범거래기준’에 따라 가맹점수 1000개 이상을 가진 편의점 브랜드는 출점제한을 받고 있다.

CU·GS25·세븐일레븐은 각각 7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출점해 있고 미니스톱은 가맹점수 2000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편의점 브랜드는 가맹점간 출점거리를 250m로 제한받고 있는 반면, 가맹점 수 89개인 위드미는 1000개 점포가 될 때까지 규제 없이 점포를 늘릴 수 있다. 이에 업계는 신세계가 편의점 시장까지 뛰어들어 사업 몸집을 불리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격적으로 출점을 늘릴 수 있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신세계의 이번 편의점 사업은 시작부터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관련 시장이 이미 업계들의 몸집 불리기로 인한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시장은 지난 5년간 점포 증가율이 시장 성장 속도를 앞질러 현재 점포 수 증가세가 한풀 꺾인데다, 점포당 매출은 2008년에 비해 9.4%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불거진 골목 상권 침해 논란 역시 올해도 신세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6~7개의 신규출점을 해왔지만, 지난해 의 경우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자 신규 점포를 단 2개 내는 데 그쳤다.

때문에 업계는 유통법 규제 강화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대신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의점 사업에 팔을 뻗은 만큼 골목 상권 측이 이를 고운 시선으로 볼 리 없다는 것.

또한 신세계는 위드미 인수와 관련해 점포에 물품만 공급하는 형태라고 밝히고 있지만, 각 점포에서 일정금액 이상을 주문해야 상품을 이마트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이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소규모 프랜차이즈 편의점인 위드미는 본사와 가맹점이 매출액을 나눠 갖는 일반적인 편의점 프랜차이즈들과 달리 본사가 가맹점에 물품만 공급하는 형태로 점주들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이를 무시한 채 신세계가 기존 점주들에게 물품수급을 강요한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 진출이 관심을 끈 발단은 지난 2010년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매물로 나왔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신세계가 인수전에 뛰어 들것이라던 업계의 예측과는 달리 신세계는 인수에 불참, 결국 롯데가 2750억원의 가격에 인수한 바 있다. 때문에 신세계의 뒤늦은 편의점 시장진출은 신세계가 당시 바이더웨이를 인수하지 않은 것을 ‘경영 실패’의 결과로 보고, 이제라도 뒷심을 발휘하려는 자구책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몸집만 불린다고 수익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골목 상권 침해 논란과 편의점 물류시스템 특성까지 더하면 신세계가 편의점 시장에 자리 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