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선거구 획정안'에 野 강력 반발…"전북이 동네북이냐"
與 "특정 정당 유불리 없어…여야 협의할 것"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제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민의힘 의견만이 반영된 편파적인 안으로, 균형발전과 농산어촌의 대표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특히 전라북도 정치인들이 지역구 수 감소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여당은 획정안에 특정 정당의 유불리가 담긴 것은 아니라며 여야 합의를 통해 최종 선거구 획정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 지역구 1석 축소 방안을 담은 중앙선관위의 선거구 획정안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전북 지역구 10석을 기필코 사수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그간 애정을 아끼지 않은 전북에 빚을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전날 6개 선거구를 통합하고 6개 선거구를 분구하는 내용을 담은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국 선거구는 현행대로 253개의 상태에서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이 줄고, 인천·경기에서 각 1석 늘게 된다.
정 전 장관 외에도 전날 조정식 사무총장 역시 이번 선거구 획정안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획정안은) 공직선거법 제25조의 원칙과 합리성을 결여한, 국민의힘 의견만이 반영된 편파적인 안"이라며 "수도권인 강남구는 합구하지 않고 전라북도를 1석 줄이며 지역균형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민주당은 선거구 획정위의 부당하고 무원칙한 획정안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여야의 책임 있는 협상을 통해 획정안을 균형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은 "획정안이 민주당이 제기한 의견을 상당히 반영했다"며 "어떤 특정 정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회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획정안은) "올해 1월 31일자 인구 기준으로 상·하한을 적용했을 때의 분구·통합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인구 증가로 수도권 증석 요인이 생겼는데, 지난번 총선 결과 수도권에 민주당 현역 의원이 많다 보니 자기들에게 불리한 결과 아니냐고 선입견을 가진 것"이라며 "국회에서 재획정안을 선관위에 다시 한번 제출할 기회가 있다"고 여야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처럼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이견을 보임에 따라, 국회는 22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일인 오는 12일 이전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국회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1년 전인 지난 4월 10일까지 국회의원 지역구를 획정해야 했지만, 법정시한 8개월이 지나도록 이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