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기획:맹성규] '전세사기 특별법' 보완 시급…피해자 범위 확대·악성 임대인 공개
맹 의원, 법 시행 3개월 만에 보완 입법안 제출 피해자 인정 기준 삭제 등 실질적 지원 방점 "특별법 개정안 심도 깊은 논의 필요"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21대 국회가 개원 4년 차를 맞아 여러 현안 법안을 발의하고 개정·보완하는 큰 역할을 해왔지만, 반대로 잦은 정쟁과 파행으로 민생 입법에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가 기대와 성원에 걸맞은 유능한 정책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국민은 늘 의심해 왔다.
이에 <매일일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22대 국회에서는 '민생 국회'·'정책 국회'가 돼야 한다는 바람으로 21대 여야 의원들의 입법 활동 내역을 검증하고, 반드시 처리돼야 하는 법안들을 골라 짚어보는 연중 기획 '나도 일한다'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지난 6월부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기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와 피해 지원 등의 법률적 근거가 마련됐다. 법률은 이례적으로 6개월마다 법을 보완해 명시하도록 규정했다. 그만큼 미흡하더라도 법안의 시행이 시급했다는 방증이고 피해가 컸다는 의미다. 이에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현행 미진한 부분을 보완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피해자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악덕 임대업자들의 명단까지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현재까지 총 8개가 발의했다. 이 가운데 맹 의원의 개정안은 지난 9월 가장 먼저 국회에 제출됐다. 여러 차례의 피해자 간담회, 전문가 토론회, 피해대책위 기자회견 등을 바탕으로 마련된 맹 의원의 개정안은 기존 특별법 적용의 사각지대 우려가 큰 임차보증금 기준을 삭제하고,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 피해자 단체 추천 위원을 임명하도록 해 피해자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했다. 또 월 2회 이상 위원회 의무 개최로 신속한 피해자를 판정하고, 피해자 전임상담사 지정, 피해주택 우선 매수 시 용도변경 허가, 다각적인 금융지원을 위한 근거 마련 등 더욱 실효적인 내용을 담았다. 법 시행 3개월 만에 맹 의원이 빠르게 보완 입법에 나선 데는 특별법이 충분히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자 범위 인정에 인색한 현행법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현행법에는 임대차 보증금이 3억원 이하여야 피해자 인정 요건에 포함된다. 피해자의 여건 등을 고려해 2억원 범위에서 상한액을 상향 조정할 수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실제 전세사기 특별법의 지원 범위를 넘는 보증금 5억원 이상 고가 전세 주택에서 보증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까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 가운데 5억원 이상인 경우는 264건으로, 대위변제 규모는 총 1029억원에 달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도 지난 9월까지 인정된 전세 사기 피해 건수 6063건 가운데 4억~5억원 구간은 20건만 인정돼 전체의 0.3%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 인정 금액이 최대 5억원 이하(3억원 + 2억원)인 현행 법률은 제대로 된 피해자 구제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맹 의원의 지적이다. 맹 의원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서 해당 기준을 삭제해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도록 한 이유다.
맹성규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통과 이후에 여전히 피해자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관련 법률 역시 정부의 적극적 검토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