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고개 숙이자 훨훨 나는 金·비트코인
비트코인 '4만달러' 돌파, 금은 온스당 2200달러 노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경제 불확실성 등 영향 미쳐
2024-12-0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경제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금값과 비트코인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달러화는 약 3.2%(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하(가치 하락)되면서 1289.2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달러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통화 완화)적 발언 속 약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 1일 “지난 10월까지 6개월 넘게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2.5% 수준을 기록하는 등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반갑다"면서도 "2% 물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 같은 진전이 지속돼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이라고 받아들이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비트코인은 4만달러를 돌파했다. 현물 금값은 지난 4일 아시아 거래에서 3% 넘게 급등한 온스당 2135.3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존 최고인 지난 2020년 8월 7일 장중 최고치인 2075.47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금 가격 상승은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미 국채 이자도 크게 떨어지며(국채값 상승) 금값에 호재로 작용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 국채 금리가 5% 이상 상승하면서 일시적 조정도 있었으나 최근 금리 하락과 미국 경기 침체 전망이 강화하면서 금 가격이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며 “상당 기간 높은 금리와 달러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2024년 하반기 예상되는 금리 인하 전에 금리 하락과 함께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역시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면서 지난 3일 4만달러(5060만원)를 돌파한 데 이어 4일에는 4만2000달러(5523만원)를 넘나들었다. 현재는 4만5000달러(5917만원)선을 넘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4만5000달러에 오른 것은 2022년 4월이 마지막이다. 이날 비트코인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4만3816달러 수준으로 거래됐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진정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촉발됐다. 특히 비트코인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미 규제당국에 신청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으로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검토하고 있는 현물 비트코인 ETF 10여개 중 내년 1월10일까지 한 개 이상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G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2024년 연준의 금리인하와 ETF 승인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후 기술적으로는 4만2233달러 선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