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결국 조기 해산···김기현 '판정승' 인요한 '맨손'

7일 혁신위 전체회의···"11일 최고위 보고로 활동 종료" 당내 반발에 '주류 희생' 관철 못시켜···"전권 없어 동력 소실"

2023-12-07     이태훈 기자
인요한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오는 11일 최고위원회 보고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한다고 7일 밝혔다. 혁신위는 줄곧 외쳤던 '당 주류 희생'을 관철하지 못한 채 예정했던 이달 24일보다 빠른 해산을 맞았다. 정치권에선 사실상 김기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12차 전체회의를 주재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마무리한다"며 "월요일(11일) 최고위 보고로 혁신위 활동은 종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50%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며 좀 더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의 이 같은 메시지는 지난 6일 김 대표와의 회동에서 도출한 결론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전날 인 위원장과 마주한 김 대표는 앞서 인 위원장이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했던 것과 관련해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 달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며 "지금까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당이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는 애초 총선에서 '지도부·중진·친윤 핵심' 의원들의 희생을 골자로 한 혁신안 수용을 요구하며 혁신위가 '최후통첩' 등 벼랑 끝 전술을 펴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인 위원장과의 줄다리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당장의 희생 선언 없이 대표 체제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이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거듭 희생을 강조했지만, 마땅한 성과가 없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권 인사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맨손으로 활동을 끝낸 것"이라며 "특히 출범 당시 전권을 주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동력을 소실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원내에서도 혁신안이 관철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혁신위가 생긴 배경은 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제대로 고쳐 달라는 뜻이었다"며 "지도부는 긴 호흡으로 기다려 달라고 하는데, 그러다가 숨넘어간다.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의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도부와의 씨름에서) 인 위원장이 석패했다는 게 중론인 것 같다"며 소득 없이 마무리된 혁신위에 "허망하다"고 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 대표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혁신위원장을 맡게 되는 기회를 주고,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줘 많이 배우고 나간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