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욱 비서관, 사이버司에 ‘정치 글’ 하달”

민주 주장...정치관여 부인한 국방부 조사와 상반

2014-01-21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사이버사령관 재직 당시 정치관련 행위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고 제기됏다.이는 연 비서관이 사이버사령부에 정치관여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국방부의 조사결과 발표와 상반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21일 전해철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이모 전 사이버심리전단장에 대한 국방부 보통검찰부의 공소장에 따르면 연 비서관은 매일 아침 상황회의 시 이 전 단장으로부터 인터넷 사이트 및 SNS 상의 주요 이슈에 대한 검색결과를 보고받았으며 대응 여부 및 방향 등을 ‘결심’했다고 적시됐다.공소장에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사이버사 소속 부대원이 작성한 글이 트위터 2867건, 블로그 183건 등이라고 적혔다. 연 비서관은 2011년 11월부터 19대 총선을 지나 18대 대선을 목전에 둔 2012년 10월까지 사이버사령관을 역임했다.공소장을 통해 드러난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글 게시과정을 보면 이 전 단장은 사이버사령관의 결심을 받은 뒤 사안별로 3~4개씩 대응지침을 내려 구체적인 작전문구를 만들었고 소속 부대원들로 하여금 인터넷 사이트 및 SNS 등에 댓글을 달거나 트위터상에 정치글을 남기게 했다.또 매일 아침 과업회의를 통해 웹툰, 동영상, 포스터, 홍보글 등의 제작방향이나 지침을 주고 부대원들은 웹툰 등을 만들어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 등에 게시, 정치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를 두고 당시 사이버사사령관으로 재직 중이던 연 비서관이 국방·안보 관련 사안에만 한정된 사이버사의 작전범위를 넘어서 정치글 작성을 사실상 지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특히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 당시 “전·현직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이 심리전단장에게 정치관여 지시를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것과도 어긋난다.나아가 당시 국방부는 “정치관여 행위를 예방하지 못하고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언급했지만 현재까지도 연 비서관과 후임인 옥도경 현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는 밝히지 않은 만큼 모든 책임을 이 전 단장에게 전가하고 사건을 덮었다는 축소수사 논란도 다시금 불거질 전망이다.한편 공소장에는 언론보도를 통해 사이버사의 정치글 작성 의혹이 제기되자 이 전 단장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단장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북한·해외팀 요원 9명의 노트북 초기화한 데 이어 부대 내 직원들의 작전용 노트북 60대에 있는 하드디스크 데이터도 모두 삭제시켰다.또 부내 데이터베이스 및 내부 전자결제 서버 4대와 이에 연동된 10TB(테라바이트) 크기의 하드디스크 6대의 자료를 삭제하고 KT에 요청해 사이버심리전단에서 사용 중인 IP주소까지 변경토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