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연합훈련에 "파멸 재촉 객기"···군비 증강 명분 쌓기

11일 노동신문 보도···"미국 등에 업고 북침 야망 추구"

2023-12-11     이태훈 기자
조선중앙통신은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과 우리 군의 자체 훈련에 대해 "대결과 전쟁의 길로 나가는 괴뢰패당의 망동은 실로 어리석은 것으로서 파멸을 재촉하는 부질없는 객기"라고 비난했다. 근래 북한은 한국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 강행한 군사 정찰 위성 발사를 정당화하고 핵·미사일 개발 등의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1일 보도에서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실시한 한미 연합공중훈련, 지난달 6일부터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에서 실시한 연합지휘훈련, 같은달 13~16일까지 동해에서 실시한 합동해상훈련 등을 열거하며 "지난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벌어진 대표적인 전쟁연습들만 놓고 보아도 괴뢰들의 전쟁 광기가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잘 알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특히 자신들의 정찰위성 발사 이후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 조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한 것을 지적하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쟁 전야를 연상케 하는 군사적 대결소동에 일제히 진입하였다"고 위협했다.

신문은 "괴뢰패당(한국)은 상전(미국)과의 연합 작전태세를 완비하여 전쟁의 포성을 기어이 터치려고 분별없이 날뛰고 있다"며 "미국을 등에 업고 북침야망을 추구하며 대결과 전쟁의 길로 나가는 괴뢰패당의 망동은 실로 어리석은 것으로서 파멸을 재촉하는 부질없는 객기"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참의장이 강조하는 '북 도발에 대한 즉각·단호한 대응'도 "호전적 망언"이라고 문제 삼으며 "발길이 닿는 곳마다에서 이자들은 대결을 고취하고 전쟁을 선동하며 미친개처럼 발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향한 북한의 비난 수위는 점차 고조하고 있다.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군사논평원은 북한이 9·19 합의 효력 전면 중지를 선언하자 "우리 군대는 이제부터 그 어떤 합의에도 구애되거나 속박되지 않고 정상적인 군사활동을 마음먹은 대로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괴뢰패당의 그 어떤 적대행위도 괴뢰군의 참담한 괴멸과 '대한민국'의 완전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북한의 행보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어기고 강행한 정찰위성 발사를 정당화하는 한편, 한미 군사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군비를 증강하는 것이란 취지의 '명분 세우기'라는 평가가 지배적다.

한편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당사자는 북한"이라며 "그에 대한 정당하고 방어적인 조치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데 대해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