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말 조직개편 키워드 ‘슬림화’
몸집 줄인 우리·농협...인사 앞둔 지주도 전문성 방점둘 듯
2024-12-1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KB금융그룹 등 국내 5대 금융지주사가 연말 조직 개편을 단행했거나 단행할 예정이다. 이들 지주사는 대체로 효율성과 실적 제고를 위한 조직 개편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4일 이사회 및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지주 및 그룹 조직 개편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간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비대해진 조직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번 개편의 핵심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슬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일부 부서는 통합하고 중요도가 낮은 부서는 축소 혹은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주 부사장의 수는 현재보다 절반 가량 줄 것이라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금융그룹도 8일 조직 개편을 단행했는데, 조직 슬림화와 핀셋형 개편에 집중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주사 경영방침인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 등이 이번 인사의 방향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인수합병(M&A)를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는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다. 또 ‘시너지사업부’는 기존 전략부문에서 새롭게 재편된 성장지원부문(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으로 재배치됐다. 조직 슬림화와 소폭의 개편을 통한 핀셋형 인사로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는 평가받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이 지난달 21일 새 사령탑을 맡은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올해 말 KB금융 계열사 중 9곳이 CEO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양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그룹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영업 담당하는 현장 직원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업력이 인사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의 전임인 윤종규 전 회장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리딩 금융’ 타이틀을 거머줬던 만큼 양 회장이 전 회장과의 비교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다. 임기 만료를 앞둔 각 계열사 CEO들의 영업 역량이 연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NH농협금융지주 역시 지난 8일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전문성과 능력을 인사 기준으로 삼아 과감하게 여성 인재를 발탁했다. 금융지주의 이민경 상무와 농협중앙회 조은주 상무보, 김민자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장이 승진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회장의 임기가 아직 2년 넘게 남은 만큼 파격 인사보다 현재 구조를 유지하며 소폭의 변화를 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