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것저것 시도해봐도 실적은… ‘노심초사’ 홈쇼핑업계
국내 홈쇼핑 시장 규모…매년 감소 추세 ‘뚜렷’ 연말 결산 행사 마련, PB 강화 등서 대안 찾아
2024-12-1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 업계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근본적으로 티비 시청자수 감소세로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 시장 규모는 2020년 16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7460억원으로 9.4%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이 규모가 14조4510억원, 내년은 14조307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황 악화는 주요 업체별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GS샵의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18.7%, 10.2% 떨어진 각각 213억원, 259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은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1% 악화된 93억원, 매출은 7.4% 낮아진 2551억원을 드러냈다. CJ온스타일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2% 성장한 71억원을 달성했지만, 동기간 매출은 2.9% 하락한 3003억원이다 롯데홈쇼핑은 3분기 매출이 2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3% 감소한 데 이어 76억원 영업 손실까지 생겨 적자를 냈다. 실적 하락은 6개월간 새벽방송을 진행하지 못한 데 따른 여파가 컸다. 지난 9월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탈TV 전략 일환으로 내걸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등 각종 채널을 활용한 방편은 기대와 달리 괄목할 만한 성과까지 이끌어내지 못해 반등 포인트로 삼기에는 역부족인 현실이다. 게다가, 라이브커머스 및 콘텐츠커머스 같은 신사업은 이커머스 등 유통산업 전반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성과 도출까지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같은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고자 연말 결산 행사 마련, 지식재산권(IP) 확대, PB(자체 브랜드) 및 NB(내셔널브랜드) 개발, 크리에이터 발굴 등 생존전략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 전전반측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인플루언서’ 양성에 적극 나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활용해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상품 판매를 전개하는 ‘크크쇼핑’을 도입했다. ‘크크쇼핑’은 롯데홈쇼핑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상생일자리’를 마친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나서 패션, 뷰티, 생활, 가전 등 여러 분야 상품을 선보이는 모바일 생방송 프로그램이다. 또한, 롯데홈쇼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구독자 160만명 이상을 확보한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한 IP사업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고마진이 특징인 PB상품와 더불어 NB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미디어커머스 사내독립기업(CIC)을 출범시켰다. 해당 조직은 신규 브랜드를 찾고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CIC가 선보이는 NB는 현재 에이세(속옷), 헤이바디(식품), 에버블루(소형가전) 등 3개다. 현대홈쇼핑이 내세우는 11개 PB 중 ‘라씨엔토’의 경우 올해(1월1일~12월3일) 61만세트 이상 팔리며 흥행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올 마지막 유통업계 대목인 12월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바일 라이브 연계 연말결산 기획전을 오는 17일까지 연다. 최근 1년간 고객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카테고리별 인기 브랜드 63개를 추려내고, 총 10억 원 규모의 쇼핑 지원금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연말을 맞아 고객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최대 85% 가량 혜택을 증정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쏟아낼 방침이다. GS샵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NDI(네트워크 디바이스 인터페이스) 기반 방송시스템을 조성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NDI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수의 방송 장비를 제어하거나 영상·음성데이터를 주고받는 프로토콜이다. 기존 동축 케이블로 공유하던 비디오, 오디오 신호를 인터넷과 같은 통신 네트워크로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 장비, 공간과 관계없이 물리적 제약에서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 패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되고, TV시청자수가 감소하면서 홈쇼핑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업체들간 경쟁은 더욱 치열한 상황”이라며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타개책을 찾기 위한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