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尹 네덜란드 방문으로 반도체 동맹 한 단계 더 공고화"
12일 국무회의 주재…"반도체 공급망 핵심 파트너" "국빈 방문으로 창출된 잠재력, 현실화·구체화 중요"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 논의될 '반도체 동맹' 구축과 관련해 "정상 외교가 마중물이 돼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양국이 상호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반도체 동맹이 한 단계 더 공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부처의 후속 조치 수립을 당부했다.
한 총리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빈 방문으로 창출된 기회와 잠재력을 조속히 현실화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반도체를 둘러싸고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산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네덜란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분야에서 우리의 핵심 파트너"라며 "우리는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지만, 네덜란드는 설계와 장비 분야에 강점이 있어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방문하는 네덜란드 ASML사의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언급하며 "이 장비를 얼마나 빠르게 공급받느냐가 반도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사가 세계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대당 가격이 2500억~3000억원이나 하는 고가지만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인텔 등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이 장비를 납품받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다. 업계에서 ASML사가 '슈퍼을'로 불리는 이유다.
한 총리는 "네덜란드는 인구·고용정책, ESG 실현, 청정에너지 전환 등 우리나라가 마주하고 있는 주요 이슈에서도 선도적인 국가"라며 "이번 국빈 방문으로 양국간 협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정책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으면서, 유연한 노동시장과 사회통합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선례는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 총리는 "연말연시 분위기에 더해 최근 개각 등 여러 변화가 진행되면서 자칫 공직기강이 느슨해질 수도 있는 시기"라며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극복하며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온 한 해였다. 이제는 각 부처가 올해 추진했던 정책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도 업무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당면한 민생 안정과 잠재 리스크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하는 매우 긴요한 시기"라며 각 부처는 엄중한 상황을 각별히 유념하여 내년도 업무 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벨트호벤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피터 베닝크 ASML CEO의 안내를 받아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 등을 시찰하고,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