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깜깜이 CEO선임 막는다...승계절차 모두 문서화
금감원, 지주 이사회에 '지배구조 모범안' 제시 후보군 관리부터 선정까지 투명성·공정성 제고
2024-12-12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앞으로 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선정부터 육성·평가와 최종 선임까지 모든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문서화된다. 승계절차도 전임자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 시작돼야 하고, 최고경영자(CEO) 자격요건도 보다 구체화된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이복현 금감원장과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 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을 발표했다. 금감원과 은행권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CEO 후보군 관리·육성부터 최종 선정까지를 포괄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승계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문서화한다는 원칙을 담았다. 필수적으로 문서화해야 하는 중요사항은 ▲내부 및 외부 후보자의 세부적인 자격요건 ▲후보군 관리 및 평가 기준·방법 ▲역량개발 프로그램 ▲경영승계절차 개시시점 및 후보근 압축 단계별시기, 평가·검증 방식, 결정 방법 등 CEO 선임 절차 관한 사항 ▲승계계획 관련 각 부서별 역할 및 책임 분담 및 정보교환 절차 등이다. 또 경영승계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계별 평가 결과에 관한 기록을 유지·관리하고 관련 내용은 공시해야 한다. 공시 대상은 단계별로 위원들의 평가 방법과 위원별 평가 내용, 평가 방식에 따라 보관하고 있는 기록 종류 등이다. 법률상 필수요건 외에 CEO 자격요건도 구체적으로 정의토록 했다. 도덕성, 업무전문성, 학력 및 경력, 조직관리 역량, 연령, 회사비전 공유 등의 각 항목별로 세부적인 기준을 제시토록 한 것이다. CEO 유고 등의 상황에 대비해 경영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비상승계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외부후보 차별·갑툭튀 후보 등장도 막는다는 방침이다. 금감원과 은행권은 승계절차가 촉박하게 진행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경영승계절차를 조기에 개시한다는 원칙을 모범관행에 명시했다. 제도 개선 초기 단계임을 고려해 현직 CEO의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토록 명문화하고 이후 운영과정을 살펴가면서 점차 장기화하는 방안을 고려키로 했다. 외부 후보군을 포함할 경우 자격요건, 추천 경로 및 절차 등을 명확히 하고 체계적인 검증절차를 마련하며 평가 방법이나 시기가 외부후보에게 불공평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특히 내부 후보에게 부회장직 등을 부여해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경쟁력 있는 외부 후보자에게도 비상근 직위를 부여하고 은행의 역량개발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이사회와의 접촉 기회를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브리핑에서 "지주·은행이 포함된 TF에서 모범관행을 논의한 것이기 때문에 굳이 법으로 강제를 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경영실태 평가에 관련 항목들을 반영하고 정기검사에서 실질적으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