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준석과 연대' 후폭풍... 김민석 '사쿠라' 발언에 민주당 '벌집'

김민석 연일 '이낙연 신당' 비판…비명계 "셀프 디스냐" 이재명, '총리 연대설' 정세균·김부겸과 회담 추진 나서

2023-12-12     이설아 기자
이낙연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본격적인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 전 총리의 행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 전 총리를 '사쿠라'라고 비판한 김민석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이 맹폭을 가하며 이미 '심리적 분당'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치적 기반'인 전라남도를 포함해 민주당 내부에서 현재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론과 관련해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신정훈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은 이날 "(이 전 총리는) 국회의원으로 시작해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대통령 후보 경선까지 누구보다 호남과 민주당의 사랑을 받아온 분"이라며 "전남도민들은 탈당자와 손잡고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행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대표적 비명계인 고민정 의원도 가세했다. 고 의원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대표를 지낸 분들은 거센 태풍에도 당이 뿌리째 뽑히지 않도록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 전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민주당이다. 신당 창당의 의지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의원은 전날에 이어 연일 '사쿠라 노선'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쿠라'는 일본어로 벚꽃이라는 뜻이지만, 정치권에서는 변절자를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비토 의견도 나왔다. 특히 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은 김 의원이 '셀프 디스'를 한다며 발언에 신중함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동 세대 정치인의 부도덕성에는 아량을 베풀며, 나와 생각이 다른 타인을 향한 비판에는 오직 공천 운운하며 말한다"며 "아직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김 의원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당하고 정몽준의 국민통합21로 옮겼다. 그때 '철새', '김민새' 이런 별칭이 붙었다"면서 "어느새 보니까 완전 친명 전사가 돼서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 당의 원로를 향해서 비난하고 저격한다"고 김 의원에게 비판 자격이 없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 같은 민주당 내 분열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이 전 총리와 '총리 연대설'이 제기된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 각각 회동을 추진하는 등 소통과 통합 행보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