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청문회서도 여야 날선 공방…輿 "탄핵 남발 막아야" vs 野 "尹 거부권 제한 필요"
12일 국회서 정형식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열려
2024-12-12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여야가 정형식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습관적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고, 야당은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회피의 법리'에 충돌한다며 각각 헌법재판소가 역할할 것을 주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의석수를 내세워서 탄핵소추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최근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것에 대한 정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가 "사건을 실질적으로 담당해야 하는데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남기자, 조 의원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냐"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또 조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심판을 보면 167일이란 컨트롤타워 공백이 생겼다"며 "그런데도 거대 야당이 반성은커녕 정쟁용, 습관적 탄핵을 더 적극 활용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가처분 신청을 했음에도 헌재가 판단하지 않았고 그 사이 방통위원장이 사퇴했다"며 "제2, 제3의 탄핵사태가 또 벌어질 때 헌재가 이렇게 가처분 판단을 미룬다면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 민사재판에서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본안이 끝날 때까지 가처분 판단을 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판단이겠나"라며 헌법재판소가 가처분 판결을 미루는 것을 "인사권에 대한 침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견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표결될 예정"이라며 "대통령이 부인에 대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소위 말하는 회피의 법리에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회피의 법리란 재판관 등의 결정권자가 이해관계에 얽힌 사건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특검법 자체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하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거부권 행사로부터 배제돼야 한다는 취지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도 "본인 배우자에 대한 수사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당연히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거부권을 거부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 지위에서 (결정)하는 것이지 개인의 지위에서 할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한편 이날 정 후보자는 야당으로부터 차남에 대해 초저리 증여성 대출을 제공한 일 및 유럽 해외연수 진행 시 동반 자녀에 '관용여권'을 발급한 등의 의혹을 지적받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세법상 문제가 없고 아이들의 유럽 방문은 비용은 본인이 모두 부담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