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클라우드 시대에서 IT서비스의 변화

2024-12-13     에스넷시스템 부사장 김병수
에스넷시스템

매일일보  |  영화 ‘히든피겨스’는 1960대초반 러시아와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는 미국의 핵심 조직인 NASA에서 천재적인 흑인 여성 캐서린 등이 많은 유색인종 차별을 이겨내고 결정적인 우주 궤도 수학 공식을 제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화의 내용 중에 놀라운 사건이 있는데 바로 IBM 대형 컴퓨터의 등장이다. 

천문학적인 숫자의 계산을 위해 대형 컴퓨터 시스템이 등장하고 아무도 대형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상황에서, 단순 계산원이었던 흑인여성들이 빠르게 컴퓨터 운영자로 전환하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장면이 바로 IT서비스 시작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PC와 핸드폰으로 접속한다고 하면 우리에게 보이는 화면은 PC용과 모바일용 홈페이지에 해당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시스템(네트워크, 서버, 데이터베이스, 스토리지)들로 서비스가 구성돼 있다. IT서비스는 위와 같은 IT시스템의 구축, 운영 및 유지보수를 위한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하며 △시스템 도입을 위한 설계와 컨설팅 △애플리케이션들의 개발 및 패키지 솔루션들 설치 △서버 및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 시스템들의 구축 △구축된 시스템들의 운영과 유지보수 활동 들이 포함된 행위들이다. 산업 전반에서 IT시스템에 대한 의존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제조산업과 물류는 물론이고 이제는 리테일과 서비스 분야에서도 IT시스템은 365일 24시간 가용성을 요구받고 있으며, 관련 종사자들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드웨어 부분은 끊임없는 신기술의 개발과 부품의 표준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발전시켜왔다. 소프트웨어 부분은 분산처리구조(Web-WAS-DB) 등으로 표현되는 서비스 아키텍처를 발전시켰지만, 하드웨어의 발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더딘 걸음을 걸어왔다. 또한, IT서비스의 서비스 수준 향상과 표준화를 위해 IT 서비스관리 및 기준인 ITSM, ITIL 등을 강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IT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오랫동안 했다. 30년 이상 지속되는 트렌드를 메가트렌드라고 하는데 IT분야에도 이런 트렌드가 분명히 존재한다. 기술의 변화와 발전, 서비스 체계 그리고 결국은 구축 및 운영 비용과 효율성에 연관되어 변하고 있다. 최근에 IT분야에서 가장 많이 회자하는 클라우드는 2000년 초반에 아마존에서 시작됐다. 예를 들어 평소 10대의 시스템으로 충분히 운용할 수 있지만,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이벤트에 수백배 수천배에 이르는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1000대의 시스템을 구축한다. 1주일간의 이벤트 이후에는 대부분 시스템을 놀리게 됐다.  이런 시스템들을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쪼개서 독자적으로 IT인프라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나 벤처들이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게 한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작이다. 현시점에서 클라우드는 IT서비스 분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메가트렌드가 되었고 글로벌은 물론이고 국내 IT산업에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IT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365일 24시간 IT시스템이 가용해야 하는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클라우드 시대에서 요구되는 IT서비스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유연성과 확장성-기업이 요구하는 IT 리소스를 수용에 맞게 신속하게 확장하거나 축소 △서비스 아웃소싱-IT 서비스를 아웃소싱을 통해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 절감 △비용 효율화-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가변 비용 모델을 채택해 필요한 만큼만 지불 △자동화와 자동 확장-운영 자동화와 부하가 증가 시 자원을 자동 확장 △데이터 보안과 보안 준수-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보안 및 규정 준수에 대한 높은 표준 제공 국내 굴지의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전문가들 의견으로 추가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네트워크 병목과 고비용, 보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데, 전용선을 할당하거나 우리나라와 같이 인터넷이 빠른 경우는 가성비 있는 네트워크 기술(SD-WAN)을 적용해 비용을 효율화하는 것과 자체 보안 존 구성 시 투자비용 효율화를 구독형 보안서비스(SECaaS)를 검토하는 것이다. 또한, 특정 CSP에 대한 Lock-In으로 인한 TCO증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CI/CD, DevOps체계를 자체 기술로 구축해 CSP로 전환이 쉽도록 멀티클라우드 아키텍처로 설계하고 클라우드 기술의 허리에 해당하는 PaaS에 대한 거버넌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IT시스템은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보안, 각종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들로 이루어진 유기적인 데이터와 커넥션의 흐름이다. 올해 우리가 겪은 메신저 서비스 장애와 최근의 행정망 장애도 어느 한 장비나 시설의 문제이기보다는 미션 크리티컬한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들의 구성과 유지보수, 변경관리 등 물밑에서 수많은 장비와 전문인력들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주목하는 부분은 인공지능 기반의 IT서비스 변화로,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한 적은 비용의 이중화, 삼중화 및 가용성 증대 부분이며, 여러가지 변경 작업시 인적 오류를 없앨 수 있는 자동배포와 버전업 그리고 AI를 이용해 결점이 적은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을 통해 IT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바로 몇 년 후의 IT서비스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