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혹한기’ 닥친 소상공인… 근본적 해결책 필요

소상공인 에너지비용 지원에 한정… 고금리·물가안정 대책 절실

2023-12-14     이용 기자
명동거리의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부가 내수 침체로 경영 위기를 맞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금전적 지원을 약속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기재부는 소상공인들이 사용한 에너지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국민들의 소비를 유도해 침체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보다 큰 폭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정부는 추세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3.0%까지 낮아진 상태로,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으로,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국민들의 소비 심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한국은행은 1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97.2로 집계돼 4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해당 지수의 기준값은 100으로, 이보다 작으면 경제 상황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면서, 소상공인들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일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실이 코리아크레딧뷰(KCB)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의 자영업자 전체 채무액은 약 732조20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559조6053억원)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소비 활성화를 위해 12월 초중순 종료 예정이었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예비비를 활용해 연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또 겨울철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소상공인·뿌리기업 대상 전기요금 분할납부를 동절기(12~2월)에도 시행한다. 또 에너지 고효율 기기 교체에 따른 지원 규모를 올해 총 400억원(2만9000대)에서 내년 1100억원(6만4000대)으로 2배 이상 확대한다. 가스요금 캐시백도 지난해보다 3배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상승한 요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입장에선 정부의 에너지 비용 지원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소비시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6.8%의 사람들은 내년 유통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 소비심리 위축(66.2%), 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부담 증가(45.8%), 고물가 지속(45.8%) 등을 들었다. 자영업주에겐 에너지 비용보단 내수 침체와 고금리가 더 큰 골칫거리인 셈이다. 경기 침체로 코로나19 시절 진 빚을 여전히 떠안은 데다가, 은행의 고금리 문제가 겹쳐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만큼, 이와 관련된 대응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다행히 코로나19 선지급 재난지원금 8000여억원 환수를 면제하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8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은행가에 상생금융을 풀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8개 은행이 검토한 상생금융은 은행권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인 2조 원 정도다. 은행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연간 최대 150만 원까지 현금으로 환급해 주는 캐시백 형태 이자 감면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 소상공인들이 냈던 이자 규모에 비해 환급 액수가 적고, 자영업자 외 일반 가계 등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본격적인 시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