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 시작… 패션업계, 재고 털고 마케팅 강화
고물가, 이상기후 등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 상품군 확대, 연예인 협업 등 매출 창출 노력
2024-12-1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겨울 성수기를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는 재고 자산 증가,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 등 겹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여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업계는 올해 마지막 대목인 12월 특수를 누리기 위해 전략 재정비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에 맞춰 상품군, 타깃층을 넓히는가 하면, 스타모델을 내걸고 재고 소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우선, 본격적인 아우터를 수요가 커지는 시기를 착안해 패션업계는 일찌감치 숏패딩, 롱패딩 등 다양한 스타일을 기획하고 있다. 소비자 니즈가 더욱 파편화되고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데 이어 겨울철 기후 변화의 예측이 까다로워지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내달 10일까지 ‘2023 가을·겨울 시즌 슈퍼세일을 진행한다. 전국 71개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전문몰 SSF샵을 통해 아우터 중심의 다양한 상품을 최대 반값까지 할인해 선보인다. 보온성을 갖춘 크롭 기장의 다운 패딩, 여유 있는 실루엣이 특징인 발마칸 코트, 시어링 소재를 적용한 재킷, 바시티 점퍼 등을 준비했다. 또한, 에잇세컨즈는 공식 유튜브 채널 ‘8초 TV’에서 슈퍼세일을 테마로 한 숏폼 콘텐츠를 차례로 내보낼 방침이다. 숏폼 콘텐츠를 좋아하는 트렌드에 입각해 인기 유튜버와의 컬래버 콘텐츠부터 임직원의 슈퍼세일 추천템, 서포터즈 8인을 활용한 각종 콘텐츠 등을 마련했다. ‘숏패딩’ 열풍을 주도했던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겨냥해 각종 색상과 세련된 크롭 디자인으로 개선된 ‘2023 숏패딩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 일환으로 짧은 기장에 광택감을 강조한 ‘여성용 눕시 숏 자켓’은 물론 팔 부분을 탈부착해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는 ‘여성용 글로시 디테쳐블 다운 재킷’ 등을 출시했다. 연예인을 활용한 기업들의 스타 마케팅도 활발하다. 회사 철학 또는 브랜드 콘셉트에 적합한 홍보모델을 발탁해 제품에 대해 보다 호의적인 연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배우 고윤정을 신규 브랜드 앰버서더로 기용하고 겨울 다운 자켓 화보를 공개했다. 네파도 올해 전속모델인 ‘아이브’ 안유진과 손잡아 MZ세대를 공략하고, 3040세대 여성 소비자들의 선호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LF는 11년만에 광고계로 돌아온 이효리와의 컬래버를 통해 펌프 패딩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FnC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서 봉석역으로 존재감을 알린 브랜드 엠버서더로 배우 이정하와 프리미엄 다운 ‘안타티카’를 중심으로 하는 캠페인을 실시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의류 소비 지출이 계속 줄어들 거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업체간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들이 주력 상품군으로 패션에 힘을 주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 더해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살펴보면, 국민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은 내년 긴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 감소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20.6%)에 이어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이 뒤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상고온 현상과 고물가가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의 취향과 지출 패턴도 각양각색”이라며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에 맞춰 숏패딩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기존 두껍고 긴 아우터에 비해 마진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모델 기용의 경우 사회적 논란이 커지게 되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며 “그럼에도 스타 마케팅을 통해 고객 접점 확대, 인지도 상승, 매출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