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큰손’ 된 개미들… 올해 36兆 샀다
개인투자자, 지난해 보다 채권 42.3% 더 투자
2023-12-1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이 멈췄다는 기대감으로 올해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35조7754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0조6113억원보다 42.3% 늘어난 수치다 공제회가 24조7651억원, 보험 14조3260억원, 사모 운용사 3조7224억원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규모는 주요 기관을 상회했다. 이 같은 채권에 대한 관심은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준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의 가치가 오른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하며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은 2024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용의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국공채나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을 선호하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1월까지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채를 9조520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년 전 같은 기간(7조4014억원)에 비해 30%가량 증가한 수치로 5년 전 2조3821억원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아울러 한화투자증권 집계에 의하면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월평균 매수 규모는 1조300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인 지난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배(72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월평균 매수 비중도 5년 전 4.75%에서 현재 11.81%까지 올랐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채권투자 관련 증권사의 영업 관행 개선에 나서고 투자자 유의사항을 당부했다. 이는 증권사의 개인투자자에 채권을 판매할 때 △민평금리 및 거래비용 △장기채 가격변동 가능성 △중도 매도 시 유의 사항 등 고지가 미흡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으로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업자의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정을 통해 개인투자자가 채권거래 시 참고할 수 있도록 민평금리 등 거래가격 적정성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채권 관련 투자위험 등을 충분히 설명토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