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IPO’, 내년엔 커질까

금리 인하 전망에 IPO 시장 회복 기대감 에이피알, 예비심사 통과…상장 청신호

2024-12-17     민경식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내년 IPO(기업공개) 시장 전망이 밝게 예측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상장 재도전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IPO 시장은 경기 불황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내년부터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등 증시 반등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3회 이상 금리를 떨어트릴 것을 시사했다. 내년 금리 인하 횟수도 당초 전망치(2회) 보다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3월 인하설’ 가능성까지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은 지난 5차례 긴축 사이클 기간 마지막 금리를 인상한 뒤 8개월이 지나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연준이 지난 7월 기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함에 따라 3월에 금리 인하가 진행될 거라는 해석이다. 이에 한국은행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파악한 뒤 내년 2분기경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잇따른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주식시장 전망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지수 하단을 둘러싸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지만, 내년 코스피의 고점을 2600~2800대로 제시했다. 코스피 상단을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DB금융투자로 2950을 예상했다. 이처럼 내년 경기 회복이 예측되는 만큼, 외형과 내실을 다져온 유통기업들이 상장 실현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부진과 대내외 업황 악화로 IPO를 진행하려다 보류했던 기업은 에이피알, 오아시스마켓, 올리브영, SSG닷컴 등이 있다. 에이피알은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문턱을 넘으며 IPO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배 구조 문제로 자진 상장 철회한 후 3년만에 성과다. 에이피알은 뷰티(에이프릴스킨·포맨트·메디큐브)를 비롯해 이너뷰티(글램디), 패션(널디), △엔터테인먼트(포토그레이) 등을 앞세워 상승 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에이피알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9% 성장한 3718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작년 전체 매출액 3977억원의 93.5%를 차지하는 수치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698억원을 보이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92억원)을 훌쩍 상회했다. 향후 가까운 시일 내에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일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연초처럼 상장을 적극 준비하고 있지는 않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예시주시하는 모양새다. 대신 약점으로 거론되던 높은 수익성 대비 적은 매출을 보완하기 위해 신사업을 강화하며 기초체력을 쌓고 있다. 오아시스는 3분기 매출액이 11% 성장한 1212억원을 달성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7% 치솟은 58억3200만원으로 2011년 창사 이래 총 분기 가운데 최고액을 기록했다. 12년 연속 흑자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앞서 지난 2월 일반공모 청약을 단 하루 남겨둔 채 수요예측 흥행 실패를 명목으로 상장을 전격 철회한 바 있다. 올리브영의 IPO 재도전 여부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시장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향후 상장을 추진한다는 스탠스를 고수 중이다. 최근 공정위 리스크를 벗어난 데다 지난해 8월 상장 잠정 중단 이후 기업 가치 제고에 성공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2조79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9.4% 상승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2742억원으로 44.3% 치솟았다. SSG닷컴은 지난해 상장을 목표했지만 이를 중단한 바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IPO 절차에 돌입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달리 내년 경기가 좋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라며 “상장 선발주자의 몸값은 후발주자의 기업가치 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유통업체들의 IPO 추진 행보에 서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