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Talk] 육즙에 대한 집착, 하림 ‘더미식 만두’

2024-12-17     김민주 기자

#“소비자가 궁금한 모든 것, 기자가 대신 경험해 드립니다.”

유통팀에서 근무하다 보면, 수많은 신제품을 비롯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숨은 ‘꿀템’을 발굴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먹고 마시는 것, 바르는 것, 입는 것 등 모든 것을 유통팀 기자들이 직접 리뷰해 봤다.

사진=김민주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매번 ‘프리미엄 한 꼬집’으로 차별화를 꾀해오던 하림 더미식(The미식)이 ‘냉동만두’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번 만두 역시 소구점이 확실하다. 더미식 만두의 캐치프레이즈 ‘만두, 육즙부터 갖추시길’은 육즙만두를 표방하면서, 정작 육즙을 살리진 못했던 경쟁 제품들에 대한 도전장으로 보여진다. 그간 국내 냉동만두시장은 만두 피, 소, 모양 등에 변주를 주며 다양한 변화를 이뤄왔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질 좋은 식재료에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 시중 만두소에는 대체로 냉동육이 사용된다. 냉동육을 사용해 만두소를 만들게 되면, 조리 시 해동 과정에서 고기 본연의 육즙을 잃는다. 그렇다고 냉동육을 해동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경우, 고기 자체가 부스러져 식감이 떨어진다. 더미식은 만두소에 촉촉한 육즙과 고기 식감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신선한 국내산 냉장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사용했다. 고기와 함께 만두소의 핵심 재료가 되는 야채 또한 ‘생야채’를 고집한다. 원물의 신선한 육수‧채수가 만두의 품질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만두소는 육수와 함께 12시간 저온숙성을 거친다. 만두피엔 ‘닭 맛집’ 답게 닭뼈를 우려낸 닭육수가 들어갔다. 닭발에 들어있는 젤라틴 성분이 육수의 차별화된 맛은 물론 피의 쫄깃한 식감을 내는 핵심 원료 역할을 했다. 3시간 동안 직접 우려낸 육수를 넣은 만두피는 1만 번 치댔다. 이렇게 완성된 만두는 즉각 급속동결시켜, 풍미‧수분의 증발을 최소화했다. 원재료 수급부터 조리 과정, 패키징까지 육즙에 대한 집착이 돋보인다.
사진=김민주
이번 신제품은 크게 ‘교자’, ‘손만두’, ‘군만두’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육즙고기·육즙새우·김치·땡초고기 교자 4종 △소고기표고·묵은지·부추새우 손만두 3종 △고기·해물 군만두 2종 등 총 9종이다. 이 중 특히 네 가지 상품이 눈에 띈다. ‘땡초고기교자’, ‘김치교자’, ‘소고기표고손만두’, ‘고기군만두’다. 땡초고기교자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매운맛 트렌드’를 녹였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매콤한 육즙에 놀랄 정도다. 다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매운 음식들처럼 캡사이신 등 첨가제가 아닌, 냉장 고추 본연의 인위적이지 않은 맛으로 알싸함을 내, 기분 좋고 건강한 매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조미료 없이 오이고추‧청양고추만으로 낸 얼큰함 덕에 국물요리의 재료로 쓰기에도 적합하다. 실제로 기자가 땡초고기교자를 활용해 만두전골을 만들어보니, 청양고추, 대파 등을 넣지 않았음에도 ‘시원한 한국식 매운맛’을 잡을 수 있었다. 김치교자는 국내 냉동만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석박지와 배추, 김치 등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게 특징이다. 석박지가 김치교자의 묘미(妙味)로 작용했다. 석박지 특유의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은 시중 흔한 김치만두와 다른 ‘한 끗’을 만들어냈다. 소고기표고손만두는 한우 생고기와 생표고버섯이 들어갔다. ‘손만두’란 이름답게 손으로 빚은 듯한 제형과 도톰하고 쫄깃한 피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새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의 조화로 감칠맛 극대화했다. 쪄 먹는 것도 좋지만, 더미식 손만두 시리즈(소고기표고손만두, 묵은지손만두, 부추새우손만두)는 국물요리에 활용할 때 장점이 도드라졌다. 적당히 단단한 제형을 통해 펄펄 끓는 국물에도 만두피가 퍼지거나 흐트러지지 않았고, 육즙을 끝까지 가둘 수 있었다. 고기군만두는 가정에서 불 조절이 미숙한 소비자들을 위해 굽기 편한 납작한 반달 모양으로 만든 점이 재밌다. 찹쌀가루로 빚은 피엔 부침가루가 약 60% 섞여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을 높였으며, 이를 납작하게 지지듯 구워내 바삭함은 배가된다. 군만두에 사용한 4가지 생채소와 고기 역시 모두 국내산 냉장으로, 센 불에 구워도 육즙 및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열을 받을수록 육즙이 더욱 살아나, 군만두임에도 딤섬처럼 베어 물때 육즙이 흘러내렸다. ‘겉바속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단 평이다. 위 네 가지 제품 외 나머지 모든 더미식 만두들의 공통점이자 특장점을 꼽자면 역시나 ‘육즙’이다. 수분을 날리는 ‘에어프라이’로 조리를 해도, 여전히 육즙은 가득했다. ‘더미식 만두=육즙만두’라는 공식이 새롭게 써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