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공천폐지 공방’ 제자리걸음

與 “위헌 가능성 커…부작용 명약관화”
野 “단독으로 공천폐지할 수도 있다”

2015-01-23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지방선거관련법소위를 열어 23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팽팽한 이견으로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했다.새누리당은 전날 의원총회 논의를 바탕으로 정당공천 유지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끝내 정당공천을 유지할 경우 6·4지방선거에서 단독으로 정당공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배수의 진을 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황 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금지가 위헌인지에 관해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는 여러 기관이 있는데 여야가 공동으로 유권해석을 의뢰한 뒤 그들의 조언에 따라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황 대표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공천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맞는 후보를 찾아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바로 공천개혁의 진정한 방향”이라면서 “새누리당은 밀실 공천이 아니라 개방형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정치개혁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도 “공천 폐지 시 상당한 위헌 소지가 있고 국민이 바라는 효과를 달성할 수 없으며, 부작용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아무리 공약이라고 하더라도 무책임하게 공천폐지를 입법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국민과 약속한 것이 공천권 폐지라는 것이지만 그 핵심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라면서 “제가 위헌일 가능성이 큰 입법을 한 장본인이 되는 것은 양심을 걸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최악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연일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후보 당시 최악의 정치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라고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젠 대놓고 스스로 ‘최악의 정치’라고 규정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난해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을 줄줄이 파기하더니 새해 벽두부터는 정치개혁 공약인 돈도 안 드는 공약까지 뒤엎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줄세우기와 돈공천 등 자신들이 저지른 구태를 계속 하겠다는 것이고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는 특검 도입도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황주홍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10여 년간 국민 여론 절대다수가 정당공천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면서 “여론 부응을 위해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물론 민주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예비후보가 모두 약속을 했던 것으로, 굉장히 특별하고 엄중한 약속”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황 의원은 “민주당이 전당원투표를 통해 정당공천 폐지를 결정했는데 이는 번복할 수 없는 국민투표”라면서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고, 민주당이 공천을 하지 않았을 경우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에 선거결과가 잘 나올 수 있나. 이런 관점에서라도 새누리당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또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당공천 유지를 주장하며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잘못된 공약을 인정하는 용기가,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가 소중하다”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했다.정 의원은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마치 정당공천 폐지가 만병통치약인 듯 이야기하는 것은 솔직하지 않은 자세”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