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오인사살' 이스라엘 내 비판 여론에도···네타냐후 "전쟁 계속"

시민 수천 명, 정부에 즉각 휴전·인질 협상 재개 요구하며 시위

2024-12-17     이설아 기자
베냐민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군(IDF)이 오인사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서 도망친 인질들을 사살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와의 인질 석방 협상을 촉구하는 시위가 텔아비브에서도 개최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재차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IDF에 의한 인질 오인 사격이 발생한 것에 대해 "그 사건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나라 전체가 그럴 것"이라며 "사망을 애도한다. 그들은 구원에 손이 닿았으나 곧이어 재앙을 맞이했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IDF는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세자이야에서 교전 중 군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적으로 잘못 식별하고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IDF는 이들이 하마스로부터 탈출했거나 버려져 이스라엘로 향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은 하마스를 뿌리 뽑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승리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만약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면, 그들(죽은 인질들)을 품에 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인사살 사건으로 이스라엘 내부에서 전쟁 중지 및 인질 석방 협상 요구가 커지는 것에 대해 사실상 거절의 뜻을 명확히 나타낸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완전히 축출한 이후 가자지구의 치안을 이스라엘이 담당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사건에서 얻은 교훈으로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군사적,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외교 채널을 통한 협상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오인사살 사건 이후 인질 가족과 시민들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수천 명의 시민은 휴전 없이는 하마스에 억류된 120여 명의 생환을 장담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 정부에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 10월 7일 음악축제 키부츠 도중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가 70일째 가자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인질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승리는 없다"고 구호를 외쳤다. 이번 사건으로 인질 석방 협상 재개에 대한 압박이 커짐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지속 의사와 무관하게 인질 교환에 대한 새로운 협상에 나섰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로이터 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를 만났다는 사실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는 않았지만, 협상팀에 지시를 내린 사실은 확인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