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결산] 윤석열표 부동산 시장 안정화… 현재도, 앞으로도 '첩첩산중'

서울 낙폭 작년 5%→ 올해 2% 연착륙 성과 "정책 일관성 떨어지며 안정화 효과 제한적" "대내외적 불안 속 정책 관철·속도 험로 예상"

2023-12-18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올해 윤석열 정부는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연착륙을 유도했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과 정책 일관성 결여로 시장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고금리·고물가가 연초부터 연말까지 이어진 가운데 총선이라는 외부변수에 의한 변동성도 커졌다. 급격한 집값 상승은 막았지만, 시장 침체에 따른 자연조정에 가깝고 현재는 정책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올해 12월 1주부터 12월 2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누적 2.3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4.79%, 전국은 5.04%  하락해 당초 정부 목표였던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 일부 성과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연말 통계 집계를 약 2주 남긴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 낙폭은 작년(-5.83%)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수도권(-7.44%)과 전국(-5.83%) 모두 전년 대비 변동률이 감소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올해 부동산 시장에는 급격한 하락이 없었다"면서 "정부의 시장 안정화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 정부의 뼈 아픈 실책은 시장 흐름에 부합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정부의 정책 방향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고 연착륙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3대 목표로 불리는 △시장 안정화 △서민주거 복지 향상 △주거 수준의 질적 개선 가운데 안정화 측면에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 일관성 부분에선 아쉬움이 컸다. 여소야대 상황으로 인해 법 개정이 늦어진 점도 있으나, 정부 또한 완급조절로 불필요한 시그널을 주면서 시장 혼란을 키웠다.  서 교수는 "여소야대로 인해 실거주 폐지나 세제 완화 등 마지막 키포인트들이 실현되지 못했다는 점에선 안정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특례론과 50년 만기 주담대를 판매 중지했다"며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나서 다시 강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거 복지 향상과 주거 수준의 질적 개선 부분에서도 미흡한 점이 컸다. 주택 공급 정책이 표류한 탓이다.  실제 올해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10월 27만391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착공 또한 14만1595가구로 57.2% 급감했고, 분양 또한 36.5%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유동성 부족이 꼽힌다. 지난 2022년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이 사실상 디폴트 선언으로 여겨져 건설업계 유동성 냉각의 신호탄이 됐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과 잇단 금리 인상으로 기초체력이 떨어진 건설업계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위축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내세운 임기 내 270만 가구 공급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정책 또한 추진이 늦어져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고 원장은 "정책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여야 합의가 선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속도가 더디다"면서 "민간 정비사업은 아직 가시화된 게 없고 3기 신도시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LH 사태로 인해 영구 임대 주택을 많이 공급하지 못했다"면서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 로드맵을 마련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일관되고 속도감 있는 부동산 정책 추진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 부분에서는 향후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당장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표심을 고려하는 선거 공약이 쏟아지는 시기에 정책을 주도해야할 국토교통부도 내각 개편에 돌입한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장 정부가 주택 공급 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고, 지난 9·26대책도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다"면서 "당장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정책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