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단독 예산안 처리 시사…"수정안 통과 유력 수단으로 검토"

20일 본회의 '감액 수정안' 단독 처리 압박 국민의힘 "정부 예산편성권 범위 내 절충하자"

2023-12-18     문장원 기자
18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오는 2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감액 부분만 반영한 민주당 단독 수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예산안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 지속되자 국민의힘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가) 제대로 정리 안되면 (민주당 단독) 수정안 통과를 유력한 수단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오늘 (예산안 관련) 대통령 보고가 있다는 얘기도 있고 원내대표 간 회동도 있으니까 지켜보기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과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를 훌쩍 넘긴 상황에 여야는 원내대표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예산안 2+2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 증·감액 규모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양당 간 권력기관 특수활동비·연구개발(R&D)·공적개발원조(ODA)·새만금 예산 등에서 이견이 커 협상이 난항에 빠진 모양새다.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그간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용도로 자체 수정안 단독 처리를 거듭 밝혀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YTN라디오에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자체 민주당 수정안을 통과시키나'라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고 있다. 마냥 늦어질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12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선 "국민에게 약속한 시일 내에 예산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며 "거듭 국회의 예산 심의·동의권을 무시하는 무성의한 태도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20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예산안은 민주당의 수정안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만일 민주당의 공언대로 20일 본회의에서 자체 수정 예산안이 단독으로 처리될 경우 야당 예산안으로 내년 국정을 운영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런 상황은 민주당에게 적잖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단독 수정안'을 카드로 최대한 국민의힘을 압박해 28일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당 내부 상황과 민주당의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3개 국정조사 요구안의 28일 본회의 예고 등이 맞물린 상황은 국민의힘이 예산안 협상에서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여야 사이의 이견이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 예산편성권의 기본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절충을 이루고 당의 이익이 아닌 국익의 관점에서 20일에 합의 처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