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24년 본격 ‘MZ세대’ 전성시대
MZ 화력에…쇼핑몰 ‘복합문화공간화’ 및 강남 ‘F&B 격전지’ 부상 젊은 세대 오너 후손, 신사업 진두지휘 역할…전형적인 후계 과정
2024-12-18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MZ세대가 본격적인 전성시대를 맞이하면서 유통업계와 경영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MZ세대는 밀레니엄(1980초~2000초)-제트(1990중반~2000초)세대를 아우르는 소비층으로, 크게 20~40대다. 실질적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연령대이자, 완연한 사회활동 주체로서 핵심 소비권력으로 통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MZ세대가가 유통업계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강남이 ‘버거 대전’ 격전지로 떠오른 배경에도 MZ세대의 화력이 내제됐다. 최근 강남은 MZ세대가 선호하는 외국계 F&B매장 집결지가 됐다. 직장과 주거, 학군, 관광지 등 여러 특성이 혼합된 지역으로, 10대 알파세대(2010~2024년)부터 직장인 및 외국인 관광객 MZ세대까지 주요 소비층의 입맛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자리매김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첫 매장을 연 곳도 강남이다. 지난해 12월 파파이스의 첫 복귀 무대도 강남에서 치러졌다. 고든램지 레스토랑 코리아가 MZ세대를 정조준해, 기존 메뉴 대비 가성비 시스템을 적용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역시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들어섰다. 캐나다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팀홀튼’의 첫 국내 상륙지도 강남이다. 팀홀튼은 최근 신논현 사거리에 위치한 어반하이브 건물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백화점들이 지역 맛집과 협업을 늘리고, 식품기업들이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도 MZ세대 공략법과 맞닿아있다. 젊은 소비층은 쇼핑 공간에 대한 감각적인 경험들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체험적 요소를 개발하는 것은 산업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대형쇼핑몰들은 단순한 쇼핑 경험뿐만 아니라, 그 공간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요소를 적극 활용해 ‘멀티체험화’를 꾀하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 트렌드 변화에 동참할 뿐만 아니라, 주요 경영일선에도 MZ세대 인재를 배치하고 나섰다. 올해 롯데그룹은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세대 교체를 더욱 가속화했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됐다. 이 중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승진)를 선임함으로써 40대 대표이사가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이사,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이사 포함 3명이 됐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수찬 부사장,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부사장, 롯데백화점 정준호 부사장 등 총 3명은 사장으로 승진해, 사장 직급 나이는 전년 대비 5세 젊어졌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은 그룹 내 입지를 속도감 있게 확대해오고 있다. 주 부회장은 2015년 3월 사조대림과 사조 씨푸드, 사조해표, 사조오양 등 4개 상장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 합류했다. 2016년 사조그룹은 당시 식품총괄본부장이던 주 부회장을 사조해표 상무이사로 승진시키며 오너 3세 경영승계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엔 식품총괄본부장(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8일 김 본부장의 자사 주식 취득 사실을 공시하며 김 본부장의 직위를 부사장으로 명시했다. 김 신임 부사장은 1989년생으로, 34세 젊은 감각을 필두로 F&B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첫 성과 격인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6월 서울 강남점 개점 당시 오픈런 행렬을 기록하고, 지난달에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2호점을 여는 등 경영 능력 평가에 청신호를 켰단 평을 받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너 후손에게 그룹의 향후 신수종 사업을 맡기는 것은 전형적인 승계 행보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견된다”며 “인적 쇄신이란 목적 하에 오너 3‧4세 주요직 배치를 비롯해 젊은 인재들이 두루 요직에 분포하게 된 만큼, 뉴노멀 경영 및 소비 트렌드 등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