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실상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보석이라면 빨리 꺼내 써야”

18일 국민의힘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한동훈 비대위원장 선임 의견 ‘절대 우세’ 정치경험 미천 우려도…법무장관 후임 인선 빨라질 듯

2023-12-18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이 18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인선에 대한 연석회의를 열고 당 안팎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일각에선 사실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열리는 '요식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는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으로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당 비대위원장 인선을 비롯한 지도 체제 확립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김기현 대표 사퇴 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 지도 체제 정비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국민이 공감하는 대안을 찾아내고 더욱 하나 된 모습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회의 중간 기자들과 만나 내부 분위기에 대해 "원사이드(일방적)이다"며 "지금 상황에서 한 장관을 아껴 쓸 상황이 아니고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8대 2 정도로 한 장관을 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당이 가장 어렵다는 지역인 수도권 원외위원장들이 열렬하게 (한 장관을) 원하고 있다"며 "지금 아껴 쓸 때가 아니다. 보석이라면 빨리 써야 한다고 해 공감이 됐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야기를 하신 분 중의 3분의 1이 대부분 한 장관 이야기를 했다"며 "또 다른 후보군에 대해선 한 두분 있었지만 소수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조기에 등판했다가 총선 패배로 받을 정치적 치명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진석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해서는 다 호감을 느끼고 있고 뛰어난 역량도 인정하는 것 같다"면서도 "한 장관이 아깝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 장관을 보호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등판시켜 다치면 어떡하나라는 말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연석회의에서도 그동안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 장관이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2030 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한 장관의 '조기 등판'을 밀어왔다. 대표적인 친윤 인사인 장예찬 최고위원이 "지지율이 모든 것을 깔끔하게 설명해 준다"며 "국민과 당원들이 가장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지지율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지지율 낮은 사람을 인위적으로 임명하는 게 오히려 더 정치적 해석을 이상하게 낳을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총선 승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 장관이 덜컥 비대위원장을 맡았다가 선거 패배로 입을 후폭풍을 우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 같은) 좋은 자원이 너무 일찍 등판하면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지 않겠느냐"며 "그러면 상처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판단을 한 번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이용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본인 선거 한 번 치러보지 않은 분이 선거를 지휘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며 "한 장관은 선거나 정치를 사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아마 밑에서 해오던 사람한테 다시 의지할 텐데 당을 이끌어온 분들의 틀이나 흐름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장관이 이날 예정된 공개 외부 일정을 취소하면서 그 배경으로 비대위원장 차출론과 맞물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이날 오후 '마을변호사 1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신 참석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비공개 외부 일정만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