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기 불확실성’ 언제 끝나나…내년 성장률도 ‘아슬’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 3차례 하향 미·중 패권다툼 및 중동 전쟁발 리스크 지속

2023-12-19     김혜나 기자
한국은행이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정부는 ‘상저하고’론을 내세우며 하반기 회복세를 예고한 바 있지만, 3분기뿐만 아니라 4분기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및 국제통화기금(IMF)등은 한국경제 실질 성장률이 내년 2% 초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제시한 2.2%에서 2.1%로 낮췄다. 올해 들어서 세 차례 하향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내년에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먼저 미국의 내년 경기는 안갯속인 상황이다.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지난 9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1.4%로 전망했다.

미국의 체감 경기는 부정적이다. 폭스비즈에 따르면, 뱅크레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성인 중 59%는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기에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가구가 유사한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 중 66%가 현 경제 상황이 올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중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2024~2025년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올해 성장률 목표치(5.0%)보다 낮은 4.0%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유로 중국 지방 정부와 국영기업 부채 문제, 부동산과 금융 위기, 경제성장률 저하 등을 꼽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수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2일 국내 대학 경제학과 및 경영학과 교수 2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2%는 우리 경제가 장기간 1~2% 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러시아·중동 전쟁과 미·중 패권 다툼 등 세계적인 경제·정치 리스크’라고 답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소비가 얼어붙으며 내수부진 역시 지속되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소매판매 등 내수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 역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파른 인구 감소세 및 빠른 고령화, 낮아지는 노동생산성 등도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우려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