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러시아 포위망 확장 움직임···반발 불 보듯
美, 핀란드·덴마크와 방위협정···"유럽 전역 안정 제공" 푸틴 "문제 없었지만, 앞으로 생길 것"···긴장 고조 우려
2024-12-19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이 북유럽 국가들과 방위협정을 체결하며 대(對)러시아 포위망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강력 반발이 예견되면서 북유럽 정세에도 긴장이 드리울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안티 카이코넨 핀란드 국방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양국 간 방위협력협정(DCA)을 체결했다. 핀란드 의회가 이를 승인해 협정이 발효되면 미국은 핀란드에 있는 15개 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핀란드의 협정 체결 결심에는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켜보며 안보 불안감이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는 동부 국경 1340㎞가 러시아와 맞닿아 있으며 1939년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십 년간 유지해 온 군사적 중립 정책을 폐기하고 지난 4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다. 블링컨 장관은 체결식에서 "협정이 발효되면 양국 군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된다"며 "양국의 군이 함께 훈련할 기회가 더 많아지고 우리는 NATO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노르웨이해에서 흑해까지 유럽 북부에서 남부까지 이어지는 방위협정 네트워크를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유럽 대륙 전역의 사람들에게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코넨 장관은 "이 협정은 핀란드와 북유럽 전체를 지키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확고하다는 신호"라면서 '이 협정은 우리가 군사, 안보, 국방 분야의 모든 상황에 함께 대응하는 능력을 크게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노르웨이와 스웨덴과도 방위협정을 체결한 미국은 이번 주 내로 덴마크와도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미국은 대표적인 중립국으로서 그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국가들과 협정을 맺음으로써 대러시아 포위망을 확장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7일 최근 NATO에 가입한 핀란드를 거론하며 "이제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 방송인 러시아 1과 가진 인터뷰에서 핀란드에 가진 불편한 시선을 전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지역에 레닌그라드 군구를 창설하고 군사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쟁 이후 북극에서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는 상황도 우려를 자아낸다. 미국 CBS 방송은 최근 미국 정부와 NATO 동맹국들의 관심이 북극권 내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쏠리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현재 러시아가 북극에서 운영 중인 군사기지 수가 미국과 NATO의 기지를 합친 것보다 많고, 북극에서 서방의 군사적 입지가 러시아에 비해 약 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전했다. 특히 NATO의 핵심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러시아의 군사 시설과 근접해 있어 이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의 포위망 팽창 전략에 반발해 북극에 주둔한 군사력을 활용하는 움직임에 나설 경우 북유럽 긴장 수위가 일순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