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등급 PF 부실화에 줄강등

한달 간 12개사 강등… 5곳 'PF 리스크 탓'

2023-12-19     최재원 기자
여의도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로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PF 리스크가 기업 신용도를 압박하며 연말 신용평가사 정기평가 시즌과 맞물리는 상황에서 추가 강등 사례가 줄을 이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이 채권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낮춘 기업 수는 총 12개사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건은 하향 조정 사유에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이 연이어 타격을 입었다. 등급전망은 향후 등급 조정의 방향성을 뜻한다. 지금 당장 등급 자체를 조정하지는 않지만 당분간 재무상태를 관찰하며 해당 방향으로 조정을 검토한다는 곳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종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인 A+은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이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려왔다. 한기평에 의하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9800억원인데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이 57%, 변제순위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후 순위의 비중은 73%로 나타났다. 아울러 다올투자증권 무보증사채(A)에 대해서도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미 올해 초 계열사였던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해 PF발 유동성 위기를 한고비 넘긴 바 있는데 여전히 PF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할부리스 사업을 영위하는 엠캐피탈(A-)도 최근 나신평과 한신평으로부터 등급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나신평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브릿지론과 PF 등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재무 안정성 개선 가능성이 작아진 점을 우려했다. 한신평은 대신에프앤아이에 대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를 유지한 채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부동산 PF 확대로 자산포트폴리오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신평사들의 기업어음(CP) 신용도 정기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PF 리스크에 따른 추가 강등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관련 업종 중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기업 중 실적 부진이나 PF 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실제 등급 조정까지 단행되는 경우도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